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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풀소유’ 논란 혜민스님 “분별심 버려라” 조언…누리꾼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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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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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full) 소유’ 논란으로 공개 활동을 중단하다 3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한 혜민스님이 사연자에게 조언을 건넸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달 29일 BTN불교TV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 혜민입니다’에서는 “요즘 세상 사는 게 힘들다”는 A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 씨는 “나는 세상을 잘못 만나 태어난 것 같다. 예전에는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방을 한 칸 한 칸 늘려가는 게 가능했고, 취업의 가능성도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높았는데 요즘은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좋은 직장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 것 같고 정치인들은 자기 이익만 위해 매일 싸우기만 하지, 서민을 위해 어떤 획기적인 도움도 못 주는 것 같다”며 “30년만 일찍 태어났다면 제 능력을 마음껏 펼치면서 집도 사고 투자에도 성공해 큰소리치면서 살았을 것 같은데 어려운 시기에 청년기를 보내니 매일이 억울하고 우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생각에 빠진 저도 싫고 세상도 싫은 마음이다. 한창 성장하고 있는 나라로 이민 가는 것도 고려 중이다. 큰 결심을 앞둔 제게 조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혜민스님은 “요즘 세상이 어렵고 힘들어서 이 시대에 태어난 게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말 안타깝다”며 “우리가 불행을 느끼는 문제의 원인은 ‘세상’이 아니고 우리가 가진 분별심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원래부터 좋거나 나쁜 게 아니다. 내 분별심에 의해 좋다면 좋게 보이고, 나쁘면 나쁘게 보이는 것”이라며 “미국에 공부하러 가서 놀랐던 일이 있다. 서양 사람들은 보름달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풍요롭고 긍정적 이미지 아니냐. 보름달은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혜민 스님은 “빈부격차 등 현시대의 삶이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며 "얼마 전 TV를 봤는데 동남아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와서 자국보다 훨씬 더 높은 임금을 받으며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한다. 이런 걸 보면 저분들에겐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인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래부터 좋은 세상과 나쁜 세상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분별하는 마음을 멈추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혜민스님의 조언에 누리꾼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들은 혜민 스님의 ‘풀소유’ 논란을 언급하며 “당신부터 집착과 소유를 버려라”, “풀소유 스님이 할 말은 아니지”, “무슨 말을 하든 신뢰가 안 간다”, “차라리 요즘 뉴진스님이 더 스님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혜민스님은 지난 2020년 11월 tvN 예능프로그램 ‘온앤오프’에 출연해 2015년 8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집을 공개했고 이는 ‘풀소유 논란’으로 이어졌다. 방송 이후 혜민스님을 향해 ‘무소유’가 아닌 ‘풀소유’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혜민스님은 명상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주목받았으며 강연과 책 등을 통해 무소유의 삶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이후 해외 부동산 소유 의혹, 스타트업 수익 활동 등 재산 관련 논란이 잇따라 불거졌다. 결국 혜민스님은 같은 해 12월 소셜네트워크시버스(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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