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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세대교체 완료' 남녀 사브르... 단체전 금·은 동반 수확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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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사브르 금·여자 사브르 은... 역대 최고 성적
첫 출전 박상원·도경동 남자 3연패 견인
전하영 최세빈 전은혜도 펜싱 미래 밝혀
4년 뒤 개인·단체전 석권 희망 밝혀
한국일보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이 3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패한 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전하영(오른쪽 첫 번째)을 격려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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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 사브르 대표팀이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2024 파리 올림픽 동반 메달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은혜(인천시 중구청)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42-45로 아쉽게 패했다.

비록 금메달을 수확하진 못했지만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 여자 사브르는 이번 대회 전까지 결승 무대 자체를 밟은 적이 없다. 기존 단체전 최고 성적은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상욱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대회 3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여자 대표팀까지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사브르는 그야말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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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지난달 31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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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메달 못지않게 고무적인 건 남녀 사브르 대표팀 모두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애초 이번 사브르 대표팀은 대회 시작 전까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던 게 사실이다. 남자 대표팀은 오래 호흡을 맞췄던 김정환과 김준호가 태극마크를 내려놓았고, 여자 대표팀은 윤지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았다. 이 때문에 큰 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제 기량을 낼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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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 도경동이 지난달 31일 열린 단체전 결승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마스크를 벗고 포효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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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젊은 피’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진 의구심을 보란 듯이 날려버렸다. 박상원은 선배들을 든든하게 보조하며 대표팀의 3연패 여정에 한 축을 담당했고, 도경동은 헝가리와의 결승전 7라운드에 ‘신스틸러’로 첫 등장해 ‘셀프 전역’을 신고했다. 그중에서도 도경동은 29-30으로 쫓기고 있던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5연속 득점에 성공, 역전승의 초석을 다졌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틀어 올림픽 피스트에 처음 오른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활약이었다.

여자 대표팀의 영건들인 전하영 최세빈 전은혜도 빛났다. 이들은 특히 세계랭킹 1위 프랑스와의 준결승전(45-36 승)에서 맹활약했다. 신예 전하영과 최세빈은 1·2라운드에서 개인전 금·은메달리스트인 마농 아피티-브뤼네와 사라 발제를 상대하면서도 10-5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대표팀은 5라운드까지 25-18로 앞선 채 반환점을 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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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 전은혜가 우크라이나와의 단체전 결승전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소리를 지르고 있다. 파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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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라운드부터는 윤지수를 대신해 투입된 전은혜가 승기를 이어갔다. 빠른 발을 무기 삼아 맹공을 퍼부은 그는 해당 라운드를 30-23으로 마무리 지었고, 35-26으로 시작한 8라운드에서도 9점 차를 유지한 채 피스트를 내려왔다. 전은혜는 경기 후 “준결승전에 투입될 때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며 강심장을 자랑하기도 했다.

젊은 피들의 성장으로 한국은 4년 뒤 LA 올림픽에선 단체전뿐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다수의 메달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미 오상욱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사브르 최초로 금메달을 수확했고, 최세빈 역시 동메달 결정전에서 올가 하를란(우크라이나)에 패하긴 했지만 값진 경험을 쌓았다. 박상원 도경동 전하영 등이 이번 대회 경험을 살려 꾸준히 성장해간다면, 남녀 개인·단체전 동반 석권도 꿈만은 아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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