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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국민 10명중 6명 "정치 성향 다르면 연애·결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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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치적 성향에 따른 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10명 중 9명에 달했다. 국회에 대해 신뢰한다는 국민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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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중 10명 중 9명이 넘는 사람이 진보와 보수 사이의 정치적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작년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했다. 4일 나온 결과에 따르면 92.3%가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 조사 때의 87.0%보다 5.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 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 갈등(71.5%)이 심각하다는 답변보다 높은 수치다.

정치 성향에 따른 교제 의향에 대한 답변에서도 정치적 갈등의 심각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런 응답은 남성(53.90%)보다 여성(60.9%)에서, 청년(51.8%)보다 중장년(56.6%), 노년(68.6%)에서 많았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지인과의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도 33.0%에 달했다. 71.4%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하지 않겠다고 했다.

보고서는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대립, 긴장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조성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들이 평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통합 수준도 2년 사이에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코로나19에 맞서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쳐야 했던 시기가 지나가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은 사회 통합도(0점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10점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에 대해 평균 4.2점을 매겼다.

보사연은 2014년 이후 매년 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사회 통합도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4.17점이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2021년 4.59점까지 높아진 뒤 2022년 4.31점으로 하락했고 작년 다시 떨어졌다.

보고서는 "감염병이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응집력 있는 사회로 변모했지만, 유행 확산기가 지나간 뒤 통합도가 다시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들은 기관·단체 중에서는 의료계(81.9%), 금융기관(74.5%), 대기업(69.9%). 교육계(67.7%)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반면 종교계(44.8%), 검찰·경찰(44.8%), 시민운동단체(42.2%), 행정부(39.4%), 법원(38.8%), 언론계(35.4%), 노조(33.1%)와 관련해서는 낮은 평가를 했다. 특히 국회에 대해서는 21.1%만 신뢰한다고 답했고 74.1%가 불신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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