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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최고 갈등은 진보·보수 대결, 92.3%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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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공개

"정치성향 다르면 연애·결혼 못해" 58.2%

국회 불신 74.1%…종교·검찰도 못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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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이상이 정치 성향이 다르면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러 방면에서 전반적으로 사회 갈등이 심해졌다고 느낀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사연이 지난해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사회 통합도를 평균 4.2점(10점 만점)으로 봤다. 2014년 이후 매년 진행한 조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사회적 대유행) 직후인 2021년 4.59점으로 오른 뒤 계속 하락했다. 보고서는 "감염병이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응집력 있는 사회로 변했지만, 유행 확산기가 지나간 뒤 통합도가 다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사회 갈등도는 높아졌다. 사회 갈등도는 2018년 2.88점(4점 만점)에서 지난해 2.93점으로 올랐다. 응답자들이 꼽은 최고의 갈등 사안은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이다. 92.3%가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2018년 87.0%보다 5.3%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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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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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 사이 갈등은 인간관계 형성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특히 남성(53.90%)보다 여성(60.9%)이, 청년(51.8%)보다 중장년(56.6%), 노년(68.6%)층 더 동조했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나 지인과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33.0%였다. 71.4%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하지 않겠다고 했다.

보고서는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대립, 긴장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 밖에도 응답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 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 갈등(71.5%)도 심각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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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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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들은 기관·단체 중에서는 의료계(81.9%), 금융기관(74.5%), 대기업(69.9%). 교육계(67.7%)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반면 종교계(44.8%), 검찰·경찰(44.8%), 시민운동단체(42.2%), 행정부(39.4%), 법원(38.8%), 언론계(35.4%), 노조(33.1%)는 상대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특히 국회의 신뢰도는 21.1%에 그쳤다. 74.1%는 불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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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민 개개인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은 코로나19 이후 높아졌고, 우울감은 떨어졌다. 10점 척도로 측정한 행복도는 지난해 평균 6.76점으로 2021년 6.33점보다 올랐다. 삶의 만족도 역시 같은 기간 5.9점에서 6.46점으로 올라왔다. 우울감은 2.92점에서 2.57로 내렸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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