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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응애~ 아니라 멍멍!" 아기보다 반려동물 많은 中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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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내 반려동물이 4세 이하 아동 수 추월"

저출산 문제 심각…지방정부 각종 대책도

혼인율도 최저…경제난 속 혼인 기피

아주경제

중국 베이징 톈안먼 앞을 두 여성이 아기를 안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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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시에서도 집집마다 아기 울음소리보다 강아지 짖는 소리가 더 자주 들린다. 아이 낳기를 꺼리고 반려견을 키우는 집이 날로 늘어나면서다. 중국 저출산 문제가 그만큼 날로 심각해지고 있단 이야기다.
출산 기피 '뚜렷'···대신 반려동물 키운다

실제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 반려동물 경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올해 중국 도시 반려동물 수가 4세 이하 영유아 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2030년이 되면 중국 반려동물 수가 4세 이하 영유아 아동 수의 갑절이 될 것으로도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까지만 해도 0~4세 아동이 9000만명, 반려동물 수는 4000만 마리였으나. 올해는 4세 이하 아동 수와 반려동물 수가 5800만명(마리)으로 엇비슷해지고, 2030년이 되면 반려동물 수가 7000만 마리로, 4세 이하 아동(4000만명)을 2배 가까이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 수가 어린이 수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일본의 경우, 현재 반려동물 수가 2000만 마리로, 4세 이하 어린이 수 500만명보다 약 4배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인구대국' 중국에서 반려동물 수가 어린이 수를 추월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만큼 중국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국은 1970년대부터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해 한 자녀 정책으로 출산을 억제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령화·저출산 문제가 대두되며 2016년 35년간 이어져 온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두 자녀 정책을 시행했으며, 2021년부터는 세 자녀 정책을 펴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여전히 출산 기피 현상이 뚜렷한 게 현실이다.

지난해 중국 출산율은 인구 1000명당 6.39명을 기록했으며, 신생아 수는 900만명에 불과했다. 중국의 출산율은 12.43명(2017년)→10.94명(2018년)→10.48명(2019년)→8.52명(2020년)→7.52명(2021년)→ 6.77명(2022년) 등으로 내리막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중국 인구 수도 지난 2022년 60여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후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2022년에 이미 인도에 세계 최다 인구국 지위를 넘겨주었다.
저출산 대책 쏟아내는 中지방정부···효과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마다 출산 장려 대책을 쏟아내고는 있다. 둘째·셋째 자녀를 낳는 경우 출산·육아 보조금이나 세금 감면 혜택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다둥이 주택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출산휴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중앙정부가 규정한 출산휴가(98일)를 일부 지방정부에서 158일로 늘리는 게 보편화됐다. 시짱자치구에선 자녀 1명당 1년의 출산휴가를 보장하기도 한다. 남성에게 10일 이상의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지방정부도 있다.

임산부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지하철역에서 '임산부 VIP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비스를 예약하면 산모 도우미가 입구에서부터 안내해 수하물을 대신 들어주고 지하철 내 착석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 출구까지 안전하게 동행해주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이 임신한 근로자 고용을 꺼리는 등 결혼·출산 등 과정에서 여성의 권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지난해 여성권익보호법도 새로 개정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효과는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지방정부가 발표하는 출산 지원 대책이 취약하다며 대다수 지방정부가 출산 장려금을 지급할 만큼 재정상태가 여유롭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혼인율도 역대 최저···경제 문제가 주된 이유

중국 젊은층의 혼인기피 현상이 심화된 것도 저출산 문제가 악화한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다. 4일 중국 민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혼인신고를 한 커플은 모두 343만쌍으로, 지난해보다 49만8000쌍이 줄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중국의 연도별 혼인 신고는 2013년 1346만9000건을 기록한 이후 사실상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저우하이왕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 도시인구발전연구소 연구원은 홍콩 명보를 통해 "결혼적령기 청년층이 감소하고, 초혼연령이 지연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라고 짚었다. 저우 연구원은 취업과 고용이 불안정하고 미래 수입에 불확실성을 느끼면서 결혼을 미루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결혼과 연애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크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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