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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바람나 이혼한 전처 "암 말기래" 17년 만에 연락…"지금 아내에 알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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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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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외도 상대와 재혼한 전 와이프가 이혼 17년 만에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는 연락을 해왔다. 연락을 받은 전 남편은 이 사실을 현재와 같이 살고 있는 아내에게 알려야 할지, 또 당시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7년 만에 이혼한 전 아내의 연락이 왔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내가 군대를 제대한 22살 때 3살 연상의 전처를 만났다"며 "고아 출신인 전처는 어릴 적 잃어버린 언니가 한 분 계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전 와이프의 적극적인 대시로 만난 지 두 달 만에 사귀게 됐고, 잃어버렸던 언니도 내가 찾아줬다"며 "그 이후 사랑이 더 깊어졌고 일 년 뒤 아이가 생겨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하게됐다. 그때 내 나이가 23살이었다"고 했다.

A 씨의 선택이 못마땅했던 부모는 A 씨에게 인연을 끊자고 통보했다. 그는 "집에선 20평 아파트 해준게 마지막이었다. 내가 늦둥이에 독자여서인지 실망이 더 크셨던 것 같다"며 "대학 복학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다녔지만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알바를 전전하며 분윳값 기저귓값을 마련했다. 그 어린 나이에 새벽마다 눈물 안 나는 날이 없었다"며 "오죽하면 젖병에 설탕물을 타서 아이에게 먹였던 적이 있었다. 전기세가 몇 달이 밀리고 쌀이 떨어져 이틀을 굶어 본 적도 있었다. 그것이 현실이었다"고 돌이켰다.

경제적으로 계속 힘든 생황에서 부부간 다툼은 잦아졌고, 결국 흔해빠진 드라마 스토리마냥 전 와이프는 외도를 저질렀다.

A 씨는 "불 꺼진 텅 빈 방안 구석에 앉아 펑펑 울기도 했고 화도 났지만 혼자인 게 더 두려웠다"며 "내가 더 잘하겠다고 사정도 했지만 한번 마음을 뺏긴 여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끝이 안 보이는 터널 속 같았고 손목을 긁고 극단 선택 시도까지 했다"고 말했다.

결국 둘은 결혼 3년 만에 합의 이혼을 하게 됐다. 그는 "수개월 후 전 와이프는 외도 상대와 재혼했다. 전처는 어릴 적 고아여서 아이 또한 양육비 없이 본인들이 키우겠다고 했다"며 "그리고 17년이 흘러 마흔두살의 나이가 됐다. 나 역시 서른의 나이에 지금의 아내와 재혼해 10살 된 똘똘한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도 저희 집안이 유복해서 이혼 후 아버지로부터 사업체, 부동산 등을 물려받아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전 와이프에게 한 통의 문자가 오며 A 씨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A 씨에게 온 메시지에는 '잘 살고 있어? 대장암 말기라 이제 몇개월밖에 살지 못해, 아이는 벌써 고2야. 죽기 전에 한번 만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전 와이프는 남편의 가정폭력과 도박, 외도로 또 한 번의 이혼을 상태였고, 재혼남과 사이에는 아이가 하나 더 있었다. 생존 확률은 30% 미만이었다.

그러한 상황을 접한 A 씨는 한 번의 배신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쾌하다는 생각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훨씬 더 앞섰다.

A 씨는 전 와이프에게 매월 생활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A 씨는 삶의 끝자락에 있는 전 와이프의 만나자는 부탁을 들어줘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는 "도덕적 무게만 아니라면 만나고 싶지 않지만, 서로에게서 생긴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두렵다"며 "지금의 와이프에게 이야기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그리고 전 와이프가 세상을 떠나면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깊은 고민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금의 아내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하고 상의해야 한다", "도리는 다하더라도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와 같이 살고 있는 아내와 아이이다", "친자가 맞는지 확인부터 해봐라", "지금에서야 연락해 온 전 와이프는 정확하게 말해서 그냥 외도녀일 뿐이다", "제일 힘들 때 당신을 걷어차 버린 여자라는 걸 잊지 말아라", "지금 옆에 있는 아내는 당신이 가장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 아닌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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