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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파킨슨병 예방되는데 100% 수입…'슈퍼푸드' 잠두 국산화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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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머니투데이

원잠1호와 원품종(PI469181)을 비교한 사진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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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방사선육종 기술로 국내 최초 잠두 신품종 '원잠 1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권순재 방사선육종연구실 책임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이 방사선육종 기술로 한국 토양에서도 효율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잠두를 개발,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을 냈다고 6일 밝혔다.

면역력 증진, 질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슈퍼푸드' 잠두(faba bean)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오래전부터 식품으로 활용하던 콩이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력 저하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전 단계인 전구체 'L-도파'가 다량 함유돼 있다. 하지만 한국의 추운 토양이 재배에 적합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연구팀은 2014년 미국 농업연구청에서 잠두 유전자원 371점을 분양받았다. 그중 국내 기후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으면서도 국내 주요 작물인 벼와 콩과 함께 윤작할 수 있는 'PI469181' 계통을 원품종으로 골랐다.

이후 감마선 조사, 계통육성 및 선발, 재배평가 등 방사선육종 과정을 거쳐 추위에 견디는 성질인 '내한성'이 우수한 품종을 최종적으로 선발했다. 이 품종을 '원잠 1호'로 명명하고 지난 3월 품종보호출원을 신청했다.

원잠1호의 월동률(동절기 작물 생존 비율)은 96%에 이른다. 원품종의 월동률인 64%보다 대폭 높였다.

이어 연구팀은 엄석현 경희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잠두잎을 활용한 조미료, 차 제조법, 육류 냄새 제거법 등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잠두잎은 종자보다 L-도파 함유량이 많지만 특유의 풋내가 있어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구팀은 160~180도(℃)에서 잠두잎을 로스팅해 냄새를 잡으면서도 L-도파의 함유량을 유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독일 라이프니츠연구소 산하 IPK 연구소와 공동으로 내한성 관련 유전자를 발굴할 계획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앞으로도 방사선육종을 통한 신품종 및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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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육종기술로 국산 잠두 신품종 원잠1호를 개발한 권순재 책임연구원(맨오른쪽) 연구팀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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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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