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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한국 폭염, 중국 톈산산맥 눈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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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기상 예측하는 AI 모델 개발
멀리 떨어진 지역의 기상 자료 분석
겨울철 톈산산맥 눈 쌓인 양 많으면
이듬해 여름 한반도엔 폭염일수 증가


파이낸셜뉴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초여름 날씨를 보인 24일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4.05.24. lmy@newsis.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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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팀이 한반도와 멀리 떨어진 지역의 육지와 바다, 대기를 분석해 우리나라의 폭염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실제 2022년 겨울, 몽골의 고비사막과 중국 서부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양에 따라 2023년 여름, 우리나라의 폭염 일수에 영향을 미쳤다.

이 AI 모델은 폭염 뿐만아니라 다양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UNIST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면과 해수면의 변동성이 대기와 상호작용해 멀리 떨어진 지역의 기상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인 '원격상관(Teleconnection)'을 통해 폭염에 영향을 주는 특정 지역을 찾아내고 이를 AI 예측 모델에 적용했다.

우선 폭염 일수와 상관성이 높은 지역을 선별하기 위해 밀도 기반 클러스터링(DBSCAN) 기법을 사용했다. 기존에는 사각형 형식의 영역 설정을 사용했지만, 이는 중요한 변동성 뿐만아니라 노이즈도 함께 포함돼 시그널이 약해질 수 있다. DBSCAN 기법은 상관성이 높은 픽셀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자동으로 클러스터화해,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사한 상관성을 갖는 지역을 선별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법을 사용해 개발된 기계학습 모델 내에서 각 입력자료가 예측값 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유명한 XAI 기법인 '샤플리 가법 설명(SHAP)' 값을 이용해, 양의 값을 가지면 입력변수가 예측 결과를 증가시키고, 음의 값을 가지면 예측 결과를 감소시키는 기여를 판단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몽골 사막과 중국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의 SHAP 절댓값이 다른 입력변수들보다 컸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모델 내에서 기여도가 가장 컸던 두 적설 깊이 변수가 실제로 여름철 기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확인했다. 몽골 사막에서 낮은 적설 깊이를 가졌을 때와 톈산산맥에서 많은 적설 깊이를 가졌을 때, 한국에서 높은 기온과 고기압이 형성됐다. 또한,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 폭염과 관련된 대규모 대기 대순환 패턴과 두 적설 깊이의 변동성이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겨울철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증가와 봄철 고비사막의 적설 깊이 감소가 여름철 폭염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임을 입증했다. 즉 몽골 사막과 톈산산맥 적설 깊이 변동성이 클 때 한국의 여름 기온이 상승한 것이다.

지난 2023년 폭염 예측에서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양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특히 올해는 토양 수분과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기후 요소의 영향력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호 교수는 "기존 기상 예보 모델에서 반영하지 못한 원격상관 요인들과 폭염 사이의 관계를 모니터링해 예측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한국의 폭염 이해와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염 #AI #UNIST #울산과학기술원 #기후변화 #원격상관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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