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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할머니 유언→‘태극마크’ 새긴 허미미, ‘독립투사’ 현조부 허석에 바친 값진 ‘銀·銅’ [파리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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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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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

할머니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대한해협을 건넜다.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해 값진 메달과 함께 할머니와 약속도 지켰다. 자랑스런 한국인 ‘유도소녀’ 허미미(22·경북체육회) 얘기다.

허미미는 독립 운동가 허석(1857~1920)선생의 후손으로 유명하다.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경북 군위군에서 항일 격문을 붙여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 투사’다.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독립 투사’ 후손 허미미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유도 57㎏급 결승전에서 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에 반칙패를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 단체전에서도 ‘투혼’으로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 은·동메달을 차지한 허미미가 귀국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현조부 허석 지사 기적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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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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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미는 6일 허석 지사 기적비를 참배하고 현조부 기적비에 은메달과 동메달을 바쳤다. 그는 가장 먼저 기적비를 찾은 이유에 대해 “제일 먼저 여기와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어 “아쉽게 은메달이지만,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 국적 아버지와 일본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자랐지만 한국 국적을 유지한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를 따라 여섯 살 때 처음 도복을 입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전일본 중학유도선수권 정상에 오르며 일본 유도 기대주로 성장한 그는 2021년 한국행을 결심했다. 할머님이 생전에 남긴 유언에 따른 것이다.

경북체육회에 입단한 허미미는 2022년 2월 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고, 한동안 한·일 이중국적자로 지내다 지난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자랑스런 한국인이 됐다. 이날 허미미가 허석 선생의 5대손임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준 김정훈 경북체육회 감독도 동행했다.

허미미는 현조부 앞에서 또 하나 다짐했다. 다음에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겠다는 약속. 그는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운동해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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