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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단독] 올해 서울 아파트 매수, ‘갈아타기’가 절반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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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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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19주 연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의 매수 목적, 매수 주체 등이 직전 과열기 때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주택매수) 현상이 빚어졌던 2021년과 달리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선 기존 주택 소유자가 새 집으로 옮겨가는 ‘갈아타기’가 크게 늘었다. 반면 투자 목적의 ‘갭투자’(전세금을 승계한 주택 매입)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겨레가 국토교통부에 제출된 주택 매수자의 부동산거래신고 서류에 기재된 자금조달계획서를 입수·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매수자가 ‘부동산 처분 대금’으로 주택구입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신고한 비율은 1분기 52.1%, 2분기 57%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수자 2명 중 1명이 종전 집을 매각한 자금을 활용해 주택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서울에서 이 비율은 시장 과열기였던 2021년 평균 43.5%였는데 올해 2분기에 당시보다 13.5%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위주로 오른 배경에 갈아타기 수요자가 늘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제기됐지만, 실제 주택 구매 자금원을 통해 이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갭투자 비율은 낮아졌다.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전세보증금을 승계해 매매거래를 체결한 갭투자 비율은 지난 5월 37.3%로, 2021년 12월의 60.1%에 견줘 절반 가까이 크게 떨어졌다. 2021년 당시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공황 매수’(패닉바잉) 현상까지 빚어지는 등 갭투자가 크게 확산된 바 있지만, 올해는 이런 현상이 잦아든 것이다.



매입자 연령대도 높아진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갈아타기 중심의 매수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수자 중 40대 비중은 31.2%다. 이는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30대(32.5%)에 근접한 것으로, 연령대별 집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40대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끌’ 현상이 빚어졌던 2021년 하반기는 30대 비중이 36.4%, 40대 비중이 26.6%로 두 연령대의 격차가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바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3~4년 전 집값 급등에 놀란 30대 ‘영끌족’들이 아파트 매수에 적극 뛰어든 때와 달리, 실거주 목적의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이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하락,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에 따른 고가주택 보유세 감소,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 등에 따라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사들이며 부동산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생아 특례·생애최초 등 정부의 집중적인 정책자금 지원으로 올해 들어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증가한 게 기존 주택 소유자가 고가주택으로 손바꿈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두 달간 적용이 유예된 2단계 스트레스디에스아르(DSR)이 9월부터 적용되면 대출한도가 줄어들 예정이란 점도 실수요자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이 1주택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언급한 이후 시장에 ‘악재가 없다’는 인식 퍼진 것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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