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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트럼프는 괴상해” 딱지 붙인 팀 월즈, 해리스 러닝메이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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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지역이 정치적 텃밭···백인 노동자 등 공략

바이든 사퇴 국면서도 끝까지 지지..충성심 보여

"친밀하고 진정성 있어" 해리스 '화학적 결합' 중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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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가 결정됐다고 CNN 방송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진행되는 펜실베니아 유세에 앞서 월즈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발표할 예정이다.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에서 6선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2019년부터 미네소타 주지사로 재직중이다. 정치 성향은 친노조, 친서민으로 당내 진보 진영의 지지를 받아왔다. 미네소타 남부 농촌 지역이 정치적 텃밭으로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백인 노동자나 농촌 유권자 공략을 노린 인선으로 해석된다. 친밀감이 있으면서도 명쾌한 언변을 갖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인 중서부 출신 J D 밴스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바이든-해리스 정부에 대한 충성심도 부통령 후보 자리에 오른 배경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즈(NYT)는 “월즈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압박이 고조될 때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소수의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면서 “해리스에게 부통령 후보 선발 과정에서 충성심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월즈 주지사는 이번 대선 선거전 과정에서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을 겨냥해 “그들은 괴상하다(They're weird)”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이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큰 환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은 수년간 트럼프와 그의 극성 지지층의 문제점을 지적해왔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등 고상한 비판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월즈 주지사가 “괴상하다”는 직관적인 딱지를 붙인 이후, 이는 온라인 공간에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급속히 확산해 나갔다. 이후 해리스 캠프는 이를 선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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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그동안 월즈 주지사와 함께 상대적으로 온건 성향으로 평가 받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연방 상원의원(애리조나)를 부통령 후보군으로 고려해왔다. 특히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니아에서 인기가 높은 셔피로 주지사는 막판까지도 월즈 주지사와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월즈 주지사를 택한 것은 정·부통령 간의 화학적 결합을 중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월즈 주지사와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부통령 후보 면접 과정에서 그의 진정성에 감명을 받았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 노동자 표심이 매우 중요한 가운데 전미자동차노조(UAW) 숀 페인 위원장이 월즈 주지사를 공개 지지한 것도 부통령 후보 인선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월즈 주지사는 네브래스카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으며 주 방위군에서 20년 이상 복무했다. 그의 부친은 6.25 참전용사다. 그는 2006년 민주당 후보로 하원의원에 출마해 보수적인 미네소타 남부 지역에서 승리했고 10년 이상 의석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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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과 2022년엔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승리했다. 주지사 재임 중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낙태권 보호, 성소수자 보호 확대, 주내 학생들에 대한 무상 급식, 중산층 세금 감면, 근로자 유급 휴가 확대 같은 진보적 정책을 관철시켰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월즈는 수년 동안 민주당이 지지 기반을 잃고 있는 지역 사회, 농촌 사회와 깊은 인연이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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