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0 (화)

[단독]문경 대규모 축제 기획 '가짜 건설업자'…연예인 등 수십억 피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찰, 시의원, 도의원, 시장까지 속여…연예 기획사, 가수 등도 피해

숙박업체 대금도 주지 않은채 잠적…'제2의 가짜 수산업자' 우려

뉴스1

당초 15일 까지 계획이였던 문경 하이볼 축제장이 텅텅 비어있다. 2024.8.7/뉴스1 신성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경=뉴스1) 신성훈 기자 = 지난 1일부터 시작해 15일까지 경북 문경새재에서 진행 예정이던 '문경 하이볼 페스티벌'이 시작 5일 만에 운영위원회와 위원장 A (48) 씨의 사기행각이 드러나 6일 중단됐다.

이번 행사는 문경시와 함께 문경새재에서 국내 전통주, 해외 위스키 등을 홍보하며 하이볼을 즐기고, 각종 공연과 체험 부스 등을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됐다. 하지만 이 모든 행사는 A 씨의 사기 행각으로 탄로났다.

행사에 참여한 이벤트업체, 영상 촬영·중계업체, 경호업체, 수영장설치업체, 행사 참가 가수들 등 20여개 이상의 업체가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행사는 안전 경호 업체는 물론 수영장 라이프가드 조차 없었다.

행사 관련 업체의 후불제 시스템을 악용해 몇몇 업체에만 10%도 안 되는 소액의 계약금만 주고 행사를 진행했으며, 행사 운영비의 미지급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10개 업체의 피해 금액은 7억원에 달한다. 총 20여개 이상 업체의 피해 금액까지 조사되면, 그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뉴스1

A 씨가 SNS에 고가의 수입차들과 명품시계들을 자랑하고 있다.2024.8.7/뉴스1 신성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 씨는 피해자들에게 "150억짜리 건물을 가지고 있고, 500억짜리 건물을 지었다. 여러 건물들과 사업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벤츠, 포르쉐 등 고급 수입차를 여러 대 가지고 있다"고 속이며 돈 많은 사업가 행세를 했다.

또 "이번 행사 비용은 문경시에서 모두 지급될 것이고, 문경시장님이 약속하셨다"고 거짓말해 행사 관련 업체 피해자들에게 안심시켰다.

이에 대해 문경시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우리는 장소 대관만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벤트 업체 대표 B 씨 역시 "A 씨에게 돈은 달라고 요구하니 그는 편의점 앞 노상에서 술에 취해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면서 '지금 돈이 없다. 통장에 20만원 있다'며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였다"며 "당시 큰 위협을 느껴 경찰도 불렀다"고 말했다.

A 씨는 문경시에서 한옥 호텔, 은퇴자 마을에 이어 이번 하이볼 축제 등을 기획하면서 문경시와 3차례나 MOU를 맺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각종 언론, 방송사에도 홍보가 됐다. 그러나 이 모든 행각은 과장과 허위로 드러났다.

뉴스1

A 씨의 SNS에 자신을 소개하는 프로필이 적혀있다. 2024.8.7/ 뉴스1 신성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SNS에 자신을 건설회사, 투자회사, 금융회사, 부동산개발, 숙박업 등 18개 사업체와 사기관의 대표와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확인이 안 되거나 허위로 확인됐다.

뉴스1

A 씨의 SNS에 문경시장과의 친분을 나타내는 사진이 게시돼 있다. 2024.8.7/뉴스1 신성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문경시장, 시의원, 도의원, 경찰 등과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과 여러 고가의 수입차를 번갈아 타는 사진들을 올려놓고 매달 해외를 오가며, 수출·수입 업자 행세 등 잘나가는 사업가 행세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하이볼 축제에는 문경 경찰서 경찰들도 수십 명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 운영에 대한 법률 중 안전요원, 경호원 등이 상주해 안전 감독을 해야 하지만, 피해자 제보에 따르면 "돈을 주지 않아 안전요원과 경호업체가 떠나버리면서 A 씨가 경찰을 대동해 현장을 지키게 했다"고 전해졌다.

이벤트 업체 대표 B 씨는 "이런 계획도 없는 행사를 허가해 준 문경시와 수많은 불법행위를 신고해도 듣지 않는 경찰, 경찰 공권력도 마음대로 사용하는 A 씨의 행태를 볼 때 볼 때 문경시, 경찰 등과 유착관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행사장 인근의 여러 숙박업체들의 피해가 생기며 문경시민들의 피해도 심각하다. 숙박업체 관계자는 "A 씨가 행사 관계자 등 여러 사람을 데리고 와 숙박하고 숙박하고 돈을 주지 않아 수백만 원의 피해 봤지만, 대책이 없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숙박업체를 돌아다니며 행사관계자들에게 "내가 지어 운영하는 내 건물이다. 편하게 쉬면 된다"며 숙박하게 한 뒤 결제 대금은 지급하지 않고 또 다른 숙박업소에 외상으로 들어가 피해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A 씨가 사업한다는 한옥 호텔, 은퇴자 마을 조성 사업, 한옥마을 조성 사업 등에도 투자사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업체와 연예인 등 너무 큰 대규모 피해라 단합해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시 관계자는 "문경을 발전시키겠다는 좋은 취지로 찾아와 호텔사업 하겠다고 해서 협약도 했지만, 이런 사람인 줄 꿈에도 몰랐다"며 "시장님도 상심이 크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행사장의 안전과 폭력사태 등을 우려해 신고받고 출동했다" 며 "이번 사건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 할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A 씨는 연락을 받지 않은 채 잠적했다.

ssh484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