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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美·中 보툴리눔 톡신 수출 50% 증가···해외 판로 개척 나서는 'K보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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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13곳 경쟁···이미 포화상태

양국 시장 규모도 韓 30배 웃돌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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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대형 제약사들이 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판매하는 경쟁업체가 국내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다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과 중국 수출액이 각각 50% 이상 증가하는 등 수출 효자 품목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미국 수출은 355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88만 달러 보다 55.6% 증가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보톨리눔 톡신 시장은 47억 4000만 달러(약 6조 3700억원)로 2030년까지 66억 8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보툴리눔 톡신은 지난달 선적을 완료한 휴젤 ‘레티보’를 포함해 미국 애브비 ‘보톡스’, 프랑스 입센 ‘디스포트’, 독일 멀츠 '제오민', 수퍼누스 ‘마이오블록’, 대웅제약 ‘주보’, 미국 레반스 ‘댁시파이’ 등 7개다. 약 2000억원 규모의 국내 보톨리눔 톡신 시장에서 국내외 13개 업체가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3대 톡신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에 모두 진출한 휴젤은 3년 내 미국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시장 과열로 시술 비용이 1만원대로 수렴했지만 미국에서는 원조격인 보톡스보다 제품 가격을 20~40%가량 더 저렴하게 공급해도 한국보다 비싼 가격에 유통된다” 며 “경쟁업체가 적어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는데다 시장 규모도 30배 이상 커 해외 진출에 매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치료 목적용 매출이 절반에 달하는 만큼 적응증을 확대하는데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는 올해 초 FDA와 편두통 예방치료제 임상 3상 논의를 마쳤다. 대웅제약은 두통에 이어 △경부 근긴장이상 △위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애브비 ‘보톡스’는 3가지 미용 목적과 12가지 치료 목적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한 메디톡스가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의 미국 허가 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양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도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올 상반기 중국 수출은 349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19만 달러 대비 50.8% 늘었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향후 10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보톨리눔 톡신 시장이 2018년 6억 7200만 달러에서 2025년 15억 55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K뷰티’의 유행으로 필러과 보툴리눔 톡신 등 한국산 미용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이다. 반면 현재까지 중국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은 중국 란저우 ‘BTXA’, 미국 엘러간 ‘보톡스’, 프랑스 입센 ‘디스포트’, 멀츠 ‘제오민’, 휴젤 ‘레티보’ 등 총 5개에 불과하다. 국내 제품은 휴젤이 유일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보툴리눔 톡신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며 단속한 결과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이 석달간 3000여점 넘게 적발됐다”며 “'K뷰티'에 대한 관심에 커지며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시장 인허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와 중국 파트너사 아이메이커는 임상 3상을 마치고 지난달 중국 국가식품의약국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웅제약도 2022년 중국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도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에 대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계열사 뉴메코가 개발한 ‘뉴럭스’로 중국 진출을 재추진이다.

양대 시장을 넘어 미용 수요가 많은 중남미 국가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웅제약의 ‘클로듀’는 올해 6월 아르헨티나 식품의약품의학기술청(ANMAT)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1인당 평균 보툴리눔 톡신 시술 횟수는 세계 4위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3월 브라질 제약사 블라우와 5년간 총 7300만 달러(한화 약 980억원)의 보툴리눔 톡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메디톡스는 2010년 ‘보툴리프트’라는 이름으로 브라질에 진출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메디톡스 톡신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등 주요 수출국이 됐다. 메디톡스는 계열사 뉴메코가 개발한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브라질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휴젤은 콜롬비아 미용·성형 의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최신 시술 트렌드 및 노하우를 소개하는 행사를 잇따리 개최하는 등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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