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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민희진 거짓말 참을 수 없어…임원만 감쌌다" 성희롱 피해자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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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5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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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자회사인 어도어에서 발생한 사내 성희롱 사건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민 대표가 부인하자 피해 당사자는 9일 "민 대표가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장문의 반박문을 냈다.

앞서 민 대표가 지난달 30일 올린 해명문에서 '여직원 B'로 언급한 어도어 퇴사자 B씨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다. 그는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한 것에 더해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제가 아니며, 카톡도 짜깁기라는 등의 수많은 거짓말을 재차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서 이 글을 남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도어에서 임원 A씨의 직속 부하로 근무하면서 성희롱성 발언 및 각종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지난 3월 6일 회사에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신고한 뒤 같은 달 16일 신고 처분 결과를 공유받고 닷새 뒤인 3월 21일 퇴사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A씨가 매사 비난하는 투로 저와 구성원들을 닦달했고, 업무시간 외에도 수시로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지시를 해 저의 일상과 인간으로서 자존감은 서서히 무너져 갔다"며 "주말과 설 연휴,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통해 급하지 않은 업무지시를 했고, 주말에도 오전부터 연락을 하고 고통스러운 훈계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톡에는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된 성희롱성 발언이 이루어진 40분간의 대화에서도 '남자 둘이 밥 먹는것보다 어린 여자분이 있는 게 분위기도 좋고 낫다'는 구린 성차별적 언행과 생각을 전했으며, A씨가 토요일에 한 업무지시 카톡에 제가 1분 만에 즉각 답변하자 왜 본인이 업무 카톡을 보낸 몇십초 사이, 민 대표가 단톡에서 카톡을 보냈는데 자신의 카톡에 바로 답변해서 혼란스럽게 하냐고 혼내는 등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훈계와 지적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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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성희롱 피해자라고 소개한 B씨가 올린 반박문.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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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아쉽게도 하이브는 조사 후 징계를 할 정도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냈고, 다만 A씨 행동이 부적절했음은 확실하니 민 대표에게 A씨에 대해 '엄중한 경고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으나 민 대표는 A씨에 대한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는 것마저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서야 알게 된 것은 민 대표가 제가 신고를 한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 나서까지 적극적으로 A씨의 혐의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제게 온갖 미OO이네, 인실O이네 하는 선 넘는 모욕을 일삼았다는 것"이라며 "대표로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보다는 저의 신고를 무효화하기 위해 저를 '일도 O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잘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각을 짜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B씨는 "민 대표가 저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하여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며 "재직시절 저를 이렇게까지 궁지로 몰아넣은 민 대표가 해명문에서 대표자로서 중립, 최선의 중재 운운하며 솔직하지 못한 발언을 하는 데에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제게 일언반구도 없이 저와 A씨가 나눈 카톡을 본인의 해명문에 게재해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교묘하게, 왜곡된 내용을 유포했다"며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민 대표는 제게 어떠한 사과나 양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민 대표가 해명문에서 주장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고 대표로서 적절한 중재를 한 행동인지 재차 묻고 싶다"며 "민 대표와 A씨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바로잡아 달라"며 "제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 한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앞서 한 매체는 민 대표와 A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민 대표가 A씨의 편에서 사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했고, 피해자인 B씨를 외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 대표는 당사자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이를 부인했다. 민 대표는 "지금까지 모두 잘 화해하고 끝난 일로 알고 있는 상태였다"며 "의도된 왜곡에 휘둘리지 말고, 잘 모르는 일에 대해 함부로 추측하고 왈가왈부해 또 다른 가해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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