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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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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일 새긴 신발 신고 200m 우승한 테보고의 사모곡... '코로나19' 라일스는 대회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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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보고, 200m서 19초46으로 金
신발엔 엄마 생일, 손톱엔 이니셜 새겨
"살아계셨다면, 가장 행복하셨을 것"
100m 金 라일스는 주종목서 동메달
코로나19로 제 기량 발휘 못한 듯
남은 종목 출전 포기... "행복했다"
한국일보

보츠와나의 스프린터 레칠레 테보고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보츠와나 국기를 휘두른 채 어머니의 생일이 새겨진 신발을 목에 걸고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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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의 스프린터 레칠레 테보고가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200m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생일이 새겨진 운동화를 신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보츠와나의 첫 금메달이자, 아프리카 선수로서도 첫 200m 챔피언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100m에서 0.005초라는 간발의 차로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노아 라일스는 자신의 주종목인 200m에서 2관왕을 노렸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하며 3위에 그쳤다. 그는 남은 종목에도 출전하지 않고 이번 대회를 종료한다.

테보고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육상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46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년여 만에 자신이 세웠던 아프리카 신기록(19초50)을 0.04초 앞당긴 것으로, 19초62를 기록해 2위를 차지한 케네스 베드나렉(미국)보다는 0.16초 빨랐다.
한국일보

보츠와나의 스프린터 레칠레 테보고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선에서 우승한 뒤 어머니의 생일이 새겨진 신발을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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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확정 지은 테보고는 곧장 자신의 어머니에게 영광의 순간을 바쳤다. 테보고의 어머니는 지난 5월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카메라에는 어머니의 생년월일이 새겨진 테보고의 스파이크와 어머니의 이니셜을 새긴 그의 손톱이 비춰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보고는 "내가 달리는 매 순간마다 어머니와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다. 어머니와 함께하는 게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며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나는 그녀가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을 거라 믿는다. 어머니는 내가 스스로를 의심할 때 나를 진심으로 믿어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테보고에게는 아프리카의 이름을 드높인 데에 대한 긍지도 엿보였다. 그는 "(이번 우승은) 아프리카 대륙에 많은 의미가 있다. 왜냐면 이제 아프리카를 단거리 경주(스프린팅)의 고향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이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야만 했고,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도 "아프리카는 남자 단거리 경기에서 메달이 부족했다. 이 메달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보츠와나, 아프리카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일보

미국의 노아 라일스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선을 마친 뒤 트랙에 드러누워 힘겨워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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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4관왕을 노리던 노아 라일스(미국)는 100m 금메달에 이어 자신의 주종목인 200m에서도 금메달을 노렸지만, 19초50을 기록해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라일스가 보유한 최고 기록이 19초31이라 2관왕은 거뜬할 거란 예측이 많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원인은 이틀 전 감염된 코로나19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 마스크를 끼고 등장한 라일스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트랙에 드러누워 무척 힘겨워했다. 결국 휠체어에 탄 채 경기장을 떠났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은 경기 출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당초 라일스는 400m 계주, 1,600m 계주에도 나설 예정이었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모두에게 감사를 표한 그는 "나의 2024 올림픽은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꿈꾸던 올림픽은 아니었지만, 많이 행복했던 대회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다음을 기약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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