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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대단지 탐방(1)] 미분양 많은 평택…"그래도 다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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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신도시·브레인시티 동시 개발 호재…수요 분산 우려"

화양지구 미분양 몰려…"인프라 부족에 분양가 부담 영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한동안 힘들 겁니다. 올해 분양한 단지가 다 성적이 나빴잖아요. 인근에 개발 호재들이 있긴 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이 부담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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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평택 화양지구 전경. 여러 단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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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에서 만난 A중개업소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상가와 도로 등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A씨의 말처럼 이날 찾은 평택 화양지구는 마치 황무지 한복판에 아파트가 세워진 모양새였다. 지구 내부에서는 공사를 위해 차량이 분주히 이동하고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곳곳에는 공사 현장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세워져 차량을 안내했다.

신영화양지구개발PFV가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화양리 일대를 개발해 조성되는 화양지구는 8월 기준 총 14개 블록 중 10개 단지, 1만1000가구가 분양을 진행했다. 이르면 내년 8월 평택화양휴먼빌퍼스트시티 1468가구를 시작으로 차례로 입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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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e편한세상평택라씨엘로 단지 모습. 2025년 9월 입주 예정이다. [사진=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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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주를 앞둔 'e편한세상라씨엘로'와 'e편한세상하이센트'는 상당 부분 공사가 진행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두 단지는 2022년 분양 당시 미분양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가구가 계약을 마쳤다. 비슷한 기간 분양한 포레나 평택 화양 또한 분양 당시에는 959가구 모집에 584건이 접수돼 미분양을 기록했지만 지난 6월 기준 4가구만 미분양으로 남을 정도로 대부분 물량을 털어냈다.

현장에서는 장기간 홍보를 진행하면서 수요자를 끌어들인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화양지구는 평택항과 약 7㎞,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까지는 약 19㎞ 거리에 단지가 조성되는 만큼 수요가 이들 단지로 유입된 것이다. 이에 더해 하반기 인근에 서해선 안중역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서울 등 수도권까지 접근성이 개선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분양이 잇따르며 다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지난 3월 분양한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은 832가구 모집에 105건이 접수됐고, 4월 분양한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2차는 369가구 모집에 29명만 청약했다. 평택 화양 동문 디이스트는(746가구)와 신영지웰 평택화양(992가구) 또한 각각 29건, 21건만 접수됐다. 2939가구를 분양해 평균 경쟁률 0.06대 1로 경쟁률이 0.1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분양에 나서는 단지마다 미분양이 나오면서 화양지구 인근에는 각 단지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분양 이후 단지들은 △계약금 500만원 △중도금 무이자 △전매 무제한 등 계약 조건을 내세우며 물량 소화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가 발표한 지난 6월 기준 미분양 주택 통계에 따르면 화양지구에는 여전히 1500가구 이상이 미분양 상태로 남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평택 미분양 주택 3289가구 중 절반 가까운 물량이 화양지구에 몰린 셈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지역의 개발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물량 소화에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인근 중개업소 사장 B씨는 "화양지구는 안중역이 개통 예정이고 평택항이 가까워 근무자들의 베드타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들 호재는 수년 전부터 영향을 미쳤고 새로운 이슈가 나와야 탄력을 받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분양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가장 최근 분양한 신영지웰 평택화양은 전용 84㎡ 분양가가 4억2790만~4억6990만원이고 평택 화양 동문 디이스트는 같은 평형이 4억460만~4억5300만원이다. 옵션 가격까지 포함하면 인근 송담지구 단지의 같은 평형 실거래가 4억1000만~4억2000만원보다 높은 편이다.

B씨는 "송담지구는 많은 단지가 2016~2018년 입주해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졌고 안중역과 더 가깝다"면서 "(화양지구는) 신축이라지만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분양가로 볼 때 경쟁력이 떨어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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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화양지구 인근에 조성된 서희 스타힐스 센트럴파크 2차와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홍보관. [사진=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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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분양을 예고한 단지가 밀려있는 점도 시장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미분양 물량이 3000가구 이상 쌓인 상황에서 추가 물량이 나오면 지역 내 주택 매수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평택 브레인시티에서는 한신공영이 991가구 규모의 7블록을 분양할 계획이다. 또한 3블록(1995가구)과 6블록(1215가구), 8블록(889가구)도 하반기 분양을 예고했다. 또한 고덕신도시에서도 A48블록(431가구)이 분양 예정이다.

중개업소 사장 A씨는 "평택은 화양지구뿐 아니라 브레인시티와 고덕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면서 "투자 수요보다 실거주 수요가 많은 평택에서 세 지역이 동시에 개발되니 수요가 분산돼 미분양 해소에도 시간이 적잖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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