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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3관왕 김우진 배출한 ‘44년 명문’ 옥천 이원초 양궁부 명맥 끊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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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감소에 양궁부원 충원 어려움 겪어
전교생 33명 불과, 올 신입생은 3명 그쳐
훈련 연계 이원중 선수도 달랑 3명 불과
한국일보

8일 오충북 청주시 동부창고 6동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선수단 환영식에 앞서 열린 언론인터뷰에서 김우진(청주시청)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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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을 달성한 김우진(청주시청)이 처음 활시위를 잡은 충북 옥천 이원초등학교 양궁부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 수 감소 여파로 자칫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연합뉴스, 옥천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이원초 양궁부는 1980년 창단해 김우진과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박경모(공주시청 플레잉감독) 등을 배출한 전국 최고의 양궁 명문 팀이다.

박경모는 1988년(67회)에, 김우진은 2005년(2005년)에 각각 이 학교를 졸업했다.

양궁계에선 이 학교가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한 데는 초등∼중학교를 연계한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가동한 게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학교는 초등학교 입학때부터 후보 선수를 뽑아 집중력과 근성 등을 키운 뒤 바로 옆 이원중학교와 훈련장을 같이 쓰며 5년 넘게 연계 프로그램에 맞춘 집중훈련을 시킨다.

이 학교 운동부 운영에 적신호가 켜진 건 학생수(전교생 33명)가 감소하면서다. 학생 수가 가파르게 줄면서 올해 신입생이 3명에 불과해 앞으로 몇해 뒷면 10명 규모의 양궁부원 충원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학년 9명과 비교하면 1학년생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사정 탓에 현재 양궁부원 9명 중 5명은 학기 시작 3개월이 흐른 지난 6월에야 선발이 완료돼 팀에 합류했다. 이원중학교 양궁부도 학년별로 1명씩만 남아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부원 중 단 한명이라고 불참하면 단체전에 엔트리(3명)를 채추지 못해 공식 대회에 출전이 불가능할 정도다. 선수층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두 학교가 있는 이원면 인구는 3,00명에 불과하다.

40년 넘게 양궁 명문팀의 자존심을 지켜온 양궁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수도 있다는 우려에, 학교 측은 지난해부터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양궁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체험학습에 참여한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면서 잠재력이 큰 학생에 대해선 전학까지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배안식(58) 교장은 연합뉴스에 “체험학습 등을 통해 최근 6학년 전학생 2명을 받았지만, 입학생이 너무 가파르게 줄어 걱정”이라며 “몇 해 전 모교를 방문한 김우진 선수도 양궁부 명맥이 끊길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옥천군은 김우진이 올림픽 3관왕이자 역대 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5개)에 오르자, 이원초~이원중학교 중심의 양궁 붐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 일환으로 김우진 고향(이원면 미동리)을 지나는 이원면 사거리~밤티재 구간을 ‘김우진 로(路)’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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