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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가전도 구독이 대세"…LG 이어 삼성 진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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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올 들어 구번째 구독사업 인력 채용 진행…"하반기 사업 진출 전망"

LG전자, 지난해 구독 매출 1兆 달성…"말레이 등 동남아 시장 진출 속도"

MZ세대·신호 부부등 젊은 고객층서 인기…"국내 시장 2025년 100조"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가전 구독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선택할 수 있는 가전 구독 사업을 연매출 1조원의 '유니콘' 사업으로 육성한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관련 사업을 담당할 인력 확보에 본격 나서면서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주도권을 쥔 현재 시장 구도에서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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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스토어 대치점에서 '삼성전자 AI 가전'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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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일부터 채용 홈페이지에 국내 구독사업을 맡을 한국총괄 경력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올렸다. 내용을 살펴보면 수행업무는 △시장 트렌드 기반 품목·경로별 판매 시나리오 수립 △구독용 상품·패키지 기획, 가격 전략 수립 △구독상품 매출·손익 관리 등으로, 지원 자격은 구독사업 전반에 대해 이해를 보유하고, 구독 상품 운영업무를 2년 이상 경험한 인재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에도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서 TV·모니터·음향기기 등의 사업을 맡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구독관리 경력직에 대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VD사업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미디어 산업과 구독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직접판매(D2C) 방식의 구독 서비스를 기획·설계할 인재를 찾았다. 구체적으로는 △구독 서비스 신규 기획·출시 △구독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백엔드·플랫폼 기획 △서비스 개선 전략 수립 △유료 상품 기획·관리 △글로벌 확산·운영 프로세스 수립 등을 담당 업무로 제시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삼성전자가 인재 채용에 나서면서 구독 사업을 곧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르면 9~10월에 가전 구독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 4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사업 준비가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서비스 진출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아직 구독 사업에 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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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채용 홈페이지에 올라온 '구독 관련 경력직 채용 공고' 모습.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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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SK매직과 손잡고 건조기·세탁기·냉장고·청소기 등을 렌탈 판매한 경험은 있지만, 이 마저도 지난해 말 SK매직과 협력 관계를 종료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구독 사업에 대한 진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이미 성숙시장으로 자리 잡은 가전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부터 인공지능(AI)를 탑재한 가전을 선보이며 'AI가전= 삼성'이라는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 신제품 라인업을 대거 공개하며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생활가전(DA) 사업부는 수요 둔화에 따라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VD사업부와 DA사업부의 총 매출은 14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49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8% 급감했다. 시장에선 VD사업부가 3000억원, DA사업부가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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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독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프리미엄 가전 제품 모습.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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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경쟁사인 LG전자는 같은 업황에도 올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8조8429억원, 영업이익 69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6%, 16.3%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은 전 분기를 통틀어 최대,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최대치다.

이러한 호실적은 단순 제품 판매 중심의 기존 사업 모델에서 콘텐츠·서비스, 구독 등 신규 사업 영역의 성과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로 처음 렌탈 시장에 진출한 이후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오다. 2022년 관련 사업을 구독으로 재편하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대형 가전까지 제품군을 늘리며 점차 구독 품목을 늘려왔다. 이에 현재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은 23종, 300여개에 달한다.

특히 LG전자의 가전 구독 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1341억원을 달성하며 '유니콘' 사업에 올랐다. 아울러 올해 들어 성장세가 더욱 빨라졌다. 지난 6월 LG베스트샵에서 판매된 주요 가전제품의 구독 비중은 36.2%에 달한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올 상반기 LG전자의 국내 가전 매출 중 구독 사업은 20% 비중을 차지했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한국 시장에서 대형가전 구독사업 확대로 구독 매출 비중은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구독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 대한 사업성도 검토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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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 제품 이미지.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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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독 서비스는 다양한 제품에 대해 3~6년 사이 계약기간을 정해 월 사용료를 내면서 정기 세척, 성능 점검 등 전문가의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고물가에 초기 구매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MZ세대 고객들과 맞벌이로 제품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신혼 부부를 중심으로 큰 호흥을 얻고 있다. 이에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20년 40조원에서 오는 2025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전 시장은 신제품이 출시되는 상반기에는 매출이 증가하다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나빠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반면 구독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제조사들에 입장에선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의 경우 사업 환경을 빨리 갖추는 게 급선무"라며 "경쟁사인 LG전자가 구독 관련 브랜딩을 구축하고 입지를 확보한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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