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단독] 3기 신도시 제때 짓겠나... 올해 LH 공공주택 사업승인 단 1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양창릉 등 사업계획 전수조사
올해 하남교산A-5블록 유일
5년간 전체 147곳 중 58곳 승인
임대주택은 승인율 20% 밑돌아
한국일보

지난달 14일 촬영한 경기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사진 속 사업장은 올해 11월 본청약이 예정됐지만 8개월 이상 연기됐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3기 신도시 공공주택 가운데 올해 아파트 건설이 승인된 사업장이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첫 공공주택지구 지정부터 5년 가까이 지났지만 사업승인율이 40%에도 못 미쳤다. 수도권 주택 공급을 앞당긴다는 정부 약속이 무색하다.

한국일보가 18일 3기 신도시 공공주택건설 사업계획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사업계획이 승인된 사업장은 경기 하남교산A-5블록뿐이었다. 고양창릉·남양주왕숙·남양주왕숙2·부천대장·인천계양·하남교산 공공주택지구에 계획된 공공분양·임대주택 147곳 중 사업승인된 사업장은 58곳(39%)에 그쳤다. 주상복합은 합산하고 단독·연립주택은 제외한 수치다.

실적이 가장 저조한 지구는 하남교산으로 28곳 중 4곳(14%)만 사업승인을 받았다. 이어 고양창릉(29%) 남양주왕숙(41%) 부천대장(50%) 남양주왕숙2(57%) 인천계양(62%) 순으로 승인율이 낮았다. 주택 계획량(9만9,994호) 대비 승인율도 41%(4만1,317호)에 그쳤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공공임대주택의 사업승인이 부진했다. 공공임대주택(75곳)의 승인율은 18%(14곳)에 그쳤다. 하남교산은 공공임대주택 15곳 중 1곳도 사업승인을 못 받았다. 인천계양은 공공임대주택 단독 사업장(11곳)의 사업승인 실적이 없다. 반면 공공분양주택(48곳) 승인율은 62%(30곳)에 달했다.

사업승인이 늦어지면 준공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주택 특별법상 사업승인 후 착공이 가능하다. 사업승인이 통상 연말, 연초에 몰리는 만큼, 12월에 승인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물량은 국토교통부나 LH 통계에서 그해 공급 실적으로 잡혀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통계상으론 공급됐지만 입주까지 2년 이상 걸린다.
한국일보

그래픽=김대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H가 연초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1월 업무보고 후 사업승인 실적은 0건이다. 사업승인 속도는 더 늦어졌다. 지난해 불거진 ‘철근 누락 사태’를 수습하느라 설계 공모 업무를 조달청으로 이관한 탓이다. LH 공공주택본부는 사업승인을 받는 기간이 70일 늘어났다며 조기 착수를 추진한 바 있다.

LH는 앞으로 사업승인과 착공을 함께 추진해 사업기간을 단축하겠다고 지난달 밝혔지만 성과가 얼마나 있을지 미지수다. 설계와 공사비를 확정하지 않고 시공사를 선정하기가 어렵다. LH는 올해 하반기에 3기 신도시 1만 호를 착공한다고 밝혔지만 2019년 후 착공한 사업장은 인천계양의 2곳뿐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교통영향평가 등 필수 절차를 실효성 있게 진행하려면 사업승인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LH 관행상 연말에 사업승인을 몰아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승인에 맞춰 시공사를 일찍 선정해도 공사비가 오르면 계약을 바꾸느라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 뒤따랐다. 이 연구위원은 “오늘 인허가 받았으니 내일 착공하자는 식으로는 대형 사업장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