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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채용비리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이유로 경찰관이 받은 감봉 처분 징계를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최근 경찰관 A씨가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이던 A씨는 2021년 5월 이스타항공의 채용 비리 사건 수사팀장을 맡게 됐고, 경위 B씨에게 이 사건 수사를 배당했다.

B씨는 2021년 10월 이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해야 한다는 수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서울시경은 압수수색 영장 신청과 자료 확보를 통해 수사를 계속할 것을 지휘했다.

B씨는 보강수사를 벌인 뒤에도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언론보도 외에는 피의자들의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불송치 결정을 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수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A씨는 해당 보고서를 결재했다. 이후 강서경찰서는 이 사건 피의자들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강서경찰서에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B씨는 재수사를 한 뒤에도 불송치 결정을 유지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채용 비리 사건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시경은 수사감찰에 착수했다. 서울시경은 A씨에게 수사지휘·감독미흡을 이유로 감봉 3개월, B씨에게는 수사 미진을 이유로 감봉 2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징계 취소를 요구하는 소청심사를 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씨가 부실수사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지휘·감독 소홀을 이유로 A씨를 징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서울시경의 수사지휘나 검찰의 재수사 요청을 대부분 이행한 것을 고려하면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가 수사할 당시에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만큼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고, 이스타항공에 대한 경찰의 정보력도 검찰에 비해 한계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채용 비리 사건의 수사가 진척되지 않은 것을 B씨의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며 “A씨가 상급자로서 해당 사건에 관한 수사 지휘·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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