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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Editor’s Note] 주담대도 갭투자도 급증…심상찮은 ‘서울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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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요즘 가계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눌러도 눌러도 커지는 풍선 같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719조9725억원에 달합니다. 지난달 말 잔액이 715조7383억원이니 보름 여 만에 4조2342억원이나 늘었습니다. 이런 속도로 가면 이달(8월)엔 지난달(7월) 가계빚 증가액 7조1660억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달엔 월간 기준으로 3년 3개월 만에 가계대출 증가폭(전월 대비)이 가장 컸습니다. 최근 가계대출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한 건 주택담보대출입니다.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562조9908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3조2407억원 늘었습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막차’를 타겠다는 대출 수요가 맞물린 탓입니다.

연간 가계 빚 증가율을 1.5~2% 선에서 관리해야 할 시중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5대 시중은행은 한 달 반 사이 20차례나 주택구입용 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대출금리)를 올렸습니다. 가산금리가 1%포인트가량 상승했습니다. 주담대 혼합금리(주기형 포함) 평균은 19일 기준 연 3.47~4.67%입니다. 최고 금리는 5%에 근접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9월 대출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아파트 매매시장에 반영됐습니다. 서울 용산·서초·강남구 등에서는 올해 주택 ‘갭투자’ 비중이 전체 거래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들 지역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투자에 나선 겁니다. 올해 서울 주택 거래 가운데 임차보증금을 승계한 갭투자 비중은 39.4%입니다. 전국 평균(22.9%)을 크게 웃돌고, 지난해(28.4%)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하반기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예상되는데요. 빚내서 집 사기 바람이 다시 부는 걸까요?

김창규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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