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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이복현 금감원장 "부당대출 의혹 우리금융, 신뢰하기 힘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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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회의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 첫 언급

머니투데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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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에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금융·은행 경영진의 상황인식과 대응 행태를 강하게 질책했다. 이 원장이 이번 부당대출 의혹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이 원장은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 부당대출이 실행되고 그 결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이라며 "은행 내부 시스템으로 사전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했고, 엄정한 내부감사 등으로 적극적으로 조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자체의 한계로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하면 계좌 추적권, 검사권 등이 있는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에 신속히 의뢰해 진상을 규명해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이 '친인척 대출을 몰랐었다'는 전직 회장의 발언을 옹호하고, 심사 소홀 외 뚜렷한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행태를 합리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 각 부서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이어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금융회사는 시장에서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엄정한 잣대로 감독 업무에 임하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앞선 현장검사에서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에 총 616억원 대출을 내준 사실을 밝혀냈다. 이 중에서 350억원이 제대로 된 절차를 밟지 않고 부적정하게 나간 대출로 의심받는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자들을 면직 등 징계했지만 금감원에는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

특히 우리은행은 부당대출 의혹이 제기된 후 '대부분 2020년 4월부터 2023년 초에 취급됐고, 2023년 하반기부터 취급된 여신은 기존 거래업체에 대한 추가여신이거나 담보부 여신 등'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임 회장 취임한 이후인 2023년 4월과 7월에 취급된 대출에서도 부적정 대출로 보이는 대출이 나갔다. 차주의 상환능력 확인이나 관계사 리스크 등 기업대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정황이 보인다.(참고 : [단독]지난해 원주서도 20억원…깊어지는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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