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곳곳에는 CC(폐쇄회로)TV가 촘촘히 설치돼 있었고, 이 영상은 중앙부에 위치한 관리실 모니터로 전송됐다. 이곳에선 AI(인공지능)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분석하며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있었다. 관리실 관계자는 “설비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외부인이 공장에 침입하는 경우 즉시 경고음이 울리게 돼 있다”며 “이런 AI 기반 CCTV가 공장 곳곳에 총 255대 설치돼 있다. AI CCTV로 공장 일부가 아닌 전체를 모두 감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GS칼텍스가 국내 정유사 중 최초”라고 말했다.
GS칼텍스 여수 공장 내부 곳곳에 설치된 AI(인공지능) 기반 CC(폐쇄회로)TV 모습. / GS칼텍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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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여수 공장은 지난 196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시설이다. 규모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4위로, 80만개 이상의 장치∙계기∙배관 설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회사는 이곳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9년부터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X)에 착수했고, 지금까지 업무 100건 이상을 자동화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3158억원의 비용과 15만8000명의 인력을 투입해 여수공장 대정비작업(TA)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비를 효율적으로 유지·보수하기 위해 AI 기반 설비 관리 통합 플랫폼을 도입했다. 회사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7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의 정유·석유화학 앵커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최근 원유 저장탱크 상단, 송유관 사이 등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감시하기 위해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드론은 저장된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비행하고, 영상을 촬영한 뒤 정해진 위치로 복귀한다. 비행마다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아무리 미세한 변화라도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회사는 내달부터 저장 탱크 내부, 송유관 내부 등 밀폐된 공간을 분석할 수 있는 ‘설비용 드론’도 본격 활용할 예정이다.
GS칼텍스 직원이 드론을 활용해 여수공장 내부 설비를 검사하는 모습. / GS칼텍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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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탄소와 비용 절감 효과도 얻고 있다. 일례로 공장 설비 중 가장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가열로는 수십 개의 버너로 원유를 데우는 역할을 하는데, 기존에는 사람이 눈으로 직접 설비 내부 불기둥 높낮이를 확인하며 정상 작동 여부를 살펴야 했다. 만약 불기둥의 높이가 서로 달라 구간마다 온도 차이가 발생하면 원유 정제 효율이 떨어지고, 설비 노화도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최근 가열로 내부 상태를 정밀 모니터링하기 위해 디지털 스캔(scan) 기술을 도입했고, 실시간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며 가열로 운전을 최적화했다. 추연훈 여수공장 환경기술팀 책임은 “디지털 스캔을 통해 불완전 연소 현상을 보이던 일부 설비를 최적화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연간 탄소 1만톤(t)과 연료 23억원을 저감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회사는 여수공장 현장을 3D 모델링으로 구축한 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술로 구현해 직원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VR/AR 안전교육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1900명 이상이 수강했다.
GS칼텍스 직원이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 GS칼텍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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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이 같은 DX 성공 사례를 쌓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 공장(Lighthouse Factory)’ 인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등대 공장은 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 혁신을 이끄는 공장을 일컫는 말로, WEF가 지난 2018년부터 선정하고 있다.
김성민 GS칼텍스 여수공장 생산본부장은 “오는 2030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디지털 공장’으로 탈바꿈하겠다”며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재훤 기자(h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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