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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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이 최근 1년 새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족화 될 것이란 분석을 한국은행이 내놨다.
한은이 2일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청년층(25∼34살)의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6천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천명으로 1년 새 25.4%(8만6천명) 뛰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중 청년층 ‘쉬었음 인구’ 비중도 같은 기간 22.7%에서 29.5%로 커졌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질병·장애 등 특별한 사유나 교육 훈련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을 가리킨다.
보고서는 “애초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게 아니라 취업 경험자가 더는 구직하지 않고 이탈한 사례가 늘었다”며 “특히 청년층에서는 자발적으로 쉬는 인구가 비자발적인 경우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년층 쉬었음 증가세는 대부분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은은 청년층 쉬었음이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과 청년 일자리의 질 하락을 꼽았다. 이수민 한은 조사국 과장은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의 경력직과 수시 채용 선호 등 구조적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는(자발적 쉬었음) 비중이 핵심 연령층(35~39살, 20.1%)보다 청년층(32.4%)에서 높았으며, 비자발적 사유로 쉬는 청년층도 주로 300인 미만 중소기업, 대면 서비스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또 청년층의 ‘단기 쉬었음’(이직 1년 미만) 증가는 3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장기 쉬었음’(이직 1년 이상)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이 줄어들어 고용률도 낮아진다는 뜻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쉬었음 상태에서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5.6%로 실업 상태일 때(26.4%)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보고서는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 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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