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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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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찾은 오바마 "횃불 전달됐다…해리스, 준비된 대통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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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은 전달됐다. 이제 우리 모두가 우리가 믿는 미국을 위해 싸워야 한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찾아 "미국은 새로운 장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며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역시 그 일을 할 준비가 됐다"고 지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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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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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고향' 시카고서 전당대회 연설 나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황금시간대 마지막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아내 미셸 오바마로부터 '매일 아침 일어나 이 나라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소개를 받으며 무대 위에 등장한 그는 당원들의 박수 속에 "시카고! 집에 오니 좋다"고 정치적 고향을 향해 애정부터 표했다.

먼저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고령 논란 속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용단을 내린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역사는 바이든을 위험의 순간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한, 뛰어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과거 바이든 대통령을 부통령으로 요청했던 자신의 결정이 대선 후보로서의 최고의 결정이었다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갖고 있지만 형제가 됐다. 그를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친구라고 부르는 것이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새 시대의 횃불을 넘겨받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을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간단한 질문"이라면서 "누가 우릴 위해 싸울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누가 나의 미래를 생각하는가, 내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가, 우리가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는 그 질문에 잠을 못 이루진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횃불은 (바이든에게서 해리스로) 전달됐다"면서 오는 11월까지 치열한 대선 경쟁도 예고했다. 그는 "지난 몇주간 우리가 만들어낸 놀라운 에너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는 분열돼있고 경쟁은 치열하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을 이어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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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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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엔 '군중 규모 집착' 비판..."4년 더 혼란 원하지 않아"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9년 전 황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온 이후 자기 문제에 대해 불평불만을 멈추지 않은 78세 억만장자"라며 "해리스에게 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불평과 원망이 끝없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비꼬았다. 또한 '군중 규모에 대한 이상한 집착을 가진 사람' ' 미친 음모론을 제기한다'고도 비난했다. 이에 군중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야유를 쏟아내자 "야유 말고 투표하라"고도 말해 호응을 끌어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4년 더 허세, 어리석음, 혼란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미 (트럼프 집권) 영화를 봤고, 속편이 보통 더 나쁨을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한 "미국은 새로운 장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 더 나은 이야기를 준비했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그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는 "해리스는 그 일을 할 준비가 됐다. 그녀의 목소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신해 평생을 싸워온 사람"이라며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기 위해 달려가는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서는 "이 사람을 사랑한다. 정치를 해야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월즈 주지사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풋볼 코치를 하고, 이웃을 돌보았다"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일 아침 일어나 환자를 돌보고, 거리를 청소하고, 소포를 배달하는 필수적이지만 종종 보람이 없게 느껴지는 전국의 수백만명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리더가 필요하다"면서 해리스-월즈 팀이 그러한 리더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고, 세상의 모든 잔혹과 불의를 없앨 수도 없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갈등을 억제하고, 질병과 싸우고, 인권을 증진시키고,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자유를 수호하는 선한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해리스가 믿는 바가 바로 이것"이라며 "대부분의 미국인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믿는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미국을 위해 싸우는 지도자를 투표를 통해 선출할 것"이라며 "더 안전하고, 더 정의롭고, 더 평등하고, 더 자유로운 나라를 건설할 것이다. 그러니 일을 시작하자"고 이날 연설을 마무리했다.

해리스 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현직 미국 대통령을 통틀어 가장 스타파워가 강하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특히 이날 전당대회 연설은 과거 해리스 부통령이 2008년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 당시 후보의 몇 안 되는 지지자였다는 점에서 오랜 우정에 대한 일종의 '보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 겸 흑인 여성 대통령 겸 인도계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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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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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말고 뭔가 하라" 미셸 오바마도 연설
같은 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명연설가’로 유명한 미셸 오바마도 고향인 시카고를 함께 찾아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 위에 올랐다. 미셸은 "희망이 돌아오고 있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이 순간을 위해 충분히 준비됐다. 대통령으로서 가장 자격을 갖춘 사람 중 한명"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우리가 느꼈던 절망을 잊지 말자"면서 "해리스의 어머니가 '그냥 앉아서 불평하지 말라. 뭔가 해'라고 한 말을 기억하는 건 우리에게 달렸다"고 투표를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 역시 이날 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가족을 위해 늘 나섰던 것처럼 이제는 국가를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이 예정된 오는 22일이 결혼 10주년이라면서 "미국은 이번 선거에서 여러분의 가족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 난 우리 가족의 미래를 카멀라에게 맡겼다. 내가 한 최고의 결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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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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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다음날인 21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지지 연설과 함께 월즈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예정돼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참석하기 위해 깜짝 등장했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전당대회 현장을 찾지 않았다. 대신 부통령 후보인 월즈 주지사와 함께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찾아 유세했고, 이들의 모습은 영상 연결을 통해 전당대회 현장에서도 잠시 공개됐다. 전당대회 마지막날 수락 연설을 앞둔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대의원 롤콜(점호 투표)을 마치고 연결된 영상에서 "여러분의 후보가 돼 영광"이라며 "함께 새로운 전진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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