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지구 남부 라파 인근 이집트 국경지대인 필라델피아 회랑을 바라본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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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 대해 미국이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외부의 시각은 비판적이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중재안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기 때문에 협상이 공전할 수 있단 풀이가 나온다. 미 대선을 앞두고 휴전이 급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바람과는 상황이 딴판이란 얘기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3시간 정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회동 직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새로운 휴전 중재안에 동의했다고 발표하면서 "매우 건설적인 회의였다"며 "이제 하마스가 동일하게 해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즉각 반발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번 중재안은 지난달 초 합의하고 미국이 '돌파구'라고 표현했던 기존 안을 뒤집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중재안은) 이스라엘에 더 많은 시간을 주는 책략"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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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휴전 중재안에 반발 왜?
1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휴전과 인질 석방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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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군이 이집트와 국경을 마주한 가자지구 일대를 정찰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약 14㎞에 이르는 '필라델피 회랑'으로 불리는 이 지역은 가자 분쟁의 대표적인 화약고다. 하마스가 일대에 지하 터널을 건설해 무기와 인력을 밀수하고, 이스라엘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20일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익명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물론 국경을 맞댄 이집트 역시 이스라엘군 주둔에 부정적이다. 그간 이집트 정부는 "(이 문제가) 국가안보를 위협해 국민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번 중재안에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로 귀환하는 난민들을 대상으로 무기 검색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에 대한 논의 자체를 유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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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척 없는 휴전 협상…책임 공방도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인질 협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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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협상 일정도 불투명하다. NYT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에 이번 주 중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집트, 카타르와 정상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 다만 NYT는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고, 하마스 측의 참석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런 데도 미 정부는 협상이 임박한 것처럼 메시지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기자들과 만나 휴전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라며 "두어 개 문제가 더 있는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이런 행보를 두고 일각에선 "가자 사태가 미 대선의 중요 쟁점인 만큼 털고 가고 싶다는 속내가 담긴 일종의 전략적 메시지"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동향도 주목된다. 이란이 협상 상황을 지켜보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알리 모하마드 나에이니 이란혁명수비대 대변인은 20일 국영 방송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고, 대응을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풍부한 이란군은 적을 능숙하게 처벌할 수 있으며 성급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은) 적시에 정확한 공격이 올 것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 교환 협상 상황을 지켜보며 보복 공격 준비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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