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외국인에 대해 최저임금을 차등화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최저임금 구분 적용을 반대하는 주장도 있지만 저출생·고령화 타파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란 목소리가 높아지자 다시 군불을 지피기 시작한 셈이다.

21일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필리핀인 가사도우미 제도에 대해 "맞벌이 가구의 경우 기관이 아닌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데 대한 수요도 상당히 높다. 그러나 비용이 높다 보니까 고소득 맞벌이가 아니면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양육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대안으로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나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현재는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비용이 그렇게 낮지 않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저희가 비용 부담을 더 낮출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 수석은 또 "사적 계약의 형태로도 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런 경우는 비용 부담을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상당히 낮출 수 있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최근 필리핀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도입했으나 하루 8시간을 고용할 경우 2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에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이나 현행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도입이 어렵다. 다른 나라에서는 가정과 도우미 간 사적 계약을 통해 최저임금 적용을 배제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 수석도 이 같은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같은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나 의원은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의 저출생·고령화의 진정한 구원투수가 되도록 하려면 비용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를 비롯해 20여 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추 원내대표는 "최저임금에 대한 본질적 구조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회를 주면서 국민 경제도 선순환할 수 있는,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우제윤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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