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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한국 대통령의 통일 메시지, 北 엘리트에겐 ‘탈북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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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3·1절·北이탈주민의 날 연설

북한 주민들 사이에 많이 알려져”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며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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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9월, 황해남도 청단군 보위부 상위였던 이철은(당시 29세)씨가 바다를 헤엄쳐 20시간 가까운 사투 끝에 한국 땅에 도착했다. 이씨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통일을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접한 뒤 탈북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이라는 호칭을 쓰며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엘리트들이 해외 근무 등을 하면서 한국 대통령의 통일 관련 메시지를 접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그들의 동요에 상당히 작용을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부 당국자는 “국내에서는 대통령의 통일 메시지가 일회성으로 휘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억압받는 환경에 놓여 있는 북 엘리트들에게는 훨씬 큰 의미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계기마다 북한 주민을 향한 메시지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사에서는 “우리의 통일 노력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등불이 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북한 주민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처음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한 사실도 강조했다. 이후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 행사에서 “대한민국을 찾는 북한 동포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단 한 분도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자유를 향한 여러분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3대 통일 비전’과 ‘3대 통일 전략’ ‘7대 통일 추진 방안’으로 구성된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단체 인사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날 행사 연설이 제법 유통됐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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