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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누구도 트럼프 감당못해...무하마드 알리 맞서는 복서 상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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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 토론 D데이, 자신만만한 트럼프 캠프

ABC 토론 6시간 전 프레스센터 현장

전세계 수백명 기자들 현장서 생중계 준비

조선일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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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해리스와 트럼프간 역사적인 첫 대결이 벌어질 필라델피아입니다.”

10일 오후 2시 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TV토론이 진행되는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들어서자 수백명의 취재진들이 분주히 현장 분위기를 전세계로 전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9시(한국 시각 11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진행되는 토론회는 프레스센터에서 차로 5분 떨어져 있는 국립헌법센터에서 진행된다. 이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중 한 명 없이 90분간 토론한다. 두 후보는 불과 2~3m 떨어진 연단에서 마주보고 돌격할 예정이다.

◇”역사적 토론...취재진 수백명 전세계에 실시간 중계”

이날 토론이 진행될 국립헌법센터에 들어서기 수십m 전부터 차량 출입이 통제됐다. ABC방송은 대선 후보들이 실제 입장할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프레스센터에도 보안 검색대를 설치했다. 주변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외부인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AP는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이 토론 일자에 맞춰 해리스의 이스라엘 지지에 불만을 표하는 시위를 예고한만큼 경찰 당국이 특히 긴장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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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첫 미 대선 TV토론이 진행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ABC방송 프레스센터. 이 곳 맞은편 스튜디오에서 이날 저녁 해리스와 트럼프가 청중 없이 90분간 1대1 토론을 할 예정이다. /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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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센터 입구 지점엔 파란색 카펫이 깔렸다. 이른바 ‘스핀룸(spin room)’이다. 토론 전후로 각 후보 참모들이 단체로 취재진들을 만나 토론회 결과와 자신의 강점을 홍보하는 공간을 뜻한다. 때론 대선후보가 직접 나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각 후보 진영의 핵심 참모들이 자신들의 이름과 직책을 적은 피켓을 들고 이 공간을 누비면서 개별 언론사들을 공략한다. ‘이미지를 바꾼다’ ‘비틀다’ 등의 뜻을 담고 있는 ‘스핀’을 시도하는 참모들은 ‘스핀 닥터’라고도 불린다. 토론이 시작되기 수시간 전 유력 매체들은 스핀룸에 서서 오늘의 토론 전망에 대해 중계했다.

이번 토론을 주관하는 ABC방송이 마련한 프레스센터는 지난 6월 CNN토론 때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진행됐던 CNN 토론 당시엔 대형 실내 경기장에 프레스센터가 설치돼 20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그러나 이번 프레스센터 수용 규모는 1000명 안팎으로 출입할 수 있는 기자 규모가 대폭 제한됐다. 이 때문에 일부 미 언론들은 자사가 토론 취재 대상에서 제외되자 ABC측에 수차례 항의도 했다고 한다. 이를 의식한 듯 현장 ABC 관계자는 “언론사들 출입 선정에 막판까지 고심을 많이 했다”며 “매체 규모와 영향력 등을 골고루 고려해 선정했다”고 했다.

◇트럼프 측 “트럼프는 무하마드 알리…누구도 감당 못해”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하루 전인 9일 오후 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2를 타고 필라델피아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5일부터 닷새간 펜실베이니아주의 또 다른 대도시인 피츠버그의 호텔에 머물며 토론 준비에 전념해왔다. 해리스는 준비 기간 동안 트럼프의 대역까지 새워 모의 토론 연습을 했다.

반면 2016년 대선에 처음 출마해 이번이 일곱 번째 대선 TV 토론인 트럼프는 토론 당일인 이날 오후 6시30분 필라델피아에 도착한다고 트럼프 대선 캠프가 밝혔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다니엘 알바레즈는 A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전통적인 토론 준비를 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는) 끊임없이 선거 유세를 하면서 주요 격전지에서 수만 명의 애국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유권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트럼프 캠프 공보 담당 선임 고문인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누구도 트럼프를 (토론에서) 감당할 준비가 돼 있을 수 없다”며 “(유명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나 무하마드 알리에 맞설 준비를 하는 권투 선수를 상상해 보라”고 했다.

두 후보는 토론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도 공방전을 벌였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글에서 해리스의 키를 언급하면서 “우리 둘을 비슷한 키로 보이기 하기 위해 상자나 어떤 보조 장치를 써서는 안된다”고 했다. 트럼프가 약 190㎝의 거구인 반면 해리스의 키는 162㎝ 정도다. 해리스는 과거 자신의 키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는데, ‘해리스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해리스는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키가 5피트2인치(약 157㎝)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절대 틀린말”이라며 “키가 5피트 4인치(약 162.56cm)고, 항상 신는 하이힐을 신으면 5피트 7인치(약 170.18cm)가 넘어간다”고 했었다.

트럼프 주장에 대해 해리스 측은 “많은 사람들이 해리스를 직접 보면 실제 키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한다”며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감 등으로 인해 더 큰 에너지(tall energy)를 발산하기 때문”이라고 대응했다. 트럼프는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TV토론을 앞두고도 “약물 검사를 하자”고 했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지난 3월 7일 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관련 의구심을 일부 해소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흥분 상태에 있었다며 약물 사용 의혹을 거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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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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