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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K신약 새역사" 쾌거에도 주가는 주르륵…바이오 반등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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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1일 시간대별 유한양행·오스코텍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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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항암제의 첫 미국 진출이라는 쾌거에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오히려 부진하다. 기대감이 대부분 주가에 선반영 돼 있는 데다 경쟁약 대비 유효성과 가격 경쟁력 등 넘어야 할 산도 많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 판매 성과에 따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유한양행은 전일 대비 300원(0.32%) 오른 9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미국명 라즈클루즈)이 아미반타맙(제품명 리브리반트)과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는 호재에 장 초반 최고 16.7%까지 상승했지만 곧 바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보합권까지 밀렸다.

레이저티닙을 개발하고 유한양행에 기술이전을 한 오스코텍 역시 이날 장 중 최고 10.62%까지 올랐으나 점차 낙폭이 확대되며 10.98% 하락 마감했다.

FDA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리 주가가 올랐던 만큼 셀온뉴스(뉴스에 팔아라)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 주가는 올해 저점이었던 지난 2월1일(5만7500원) 대비 64% 가량 상승했고 같은 기간 오스코텍은 약 1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럽 종양학회(ESMO)에서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임상 3상 데이터가 긍정적이라는 내용이 발표됐고 이후 FDA 승인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됐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의 성과에 대해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기존 목표주가를 대부분 유지했다. 현재 유한양행의 목표주가 평균은 10만9000원으로 이날 주가와 큰 차이가 없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하면서 "병용요법의 FDA 승인과 예상 판매 수익을 현재 목표주가에 일부 반영시켰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목표주가 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FDA 승인으로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유한양행의 주가가 부진하자 다른 바이오 업체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HLB는 전일 대비 9000원(9.75%) 하락한 8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LB는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재신청을 목표로 한다. 앞서 지난 5월에는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에 대한 보완 요청을 받으며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후 전날까지 다시 2배 가량 반등했다.

항암면역치료제 개발회사인 셀리드는 28.37% 하락했고 압타머사이언스, 큐리언트, 와이바이오로직스, 더코디 등 항암치료제 관련주들은 3~6%대 약세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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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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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관건은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성과다. 이번 FDA 승인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레이저티닙은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의 치료제 아미반타맙과 함께 병용요법으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존 경쟁약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경쟁력을 갖춘다면 시장 점유율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지켜봐야 할 포인트는 병용요법의 최종 전체생존기간(OS)과 피하지방 제형(SC) 승인, 보험 급여 등이다"라며 "단독요법 대비 병용요법은 고가이기에 보험 급여를 통한 판매량 확대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좋은 예는 중국 바이오 기업인 레전드 바이오텍"이라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카빅티의 FDA 허가 당시 레전드 바이오텍의 시가총액은 약 6조원이었고 이후 다발성 골수종 초기단계(2단계)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발표하며 20조원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유한양행 또한 레이저티닙의 판매 순항에 따른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알러지 신약의 1b상 중간 데이터 발표와 계열사 유한화학의 실적 개선에 따른 본업가치 상승도 기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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