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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수해 현장서 아이 다독이더니…아동 백신접종은 손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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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팬데믹 이후 백신 수급 차질 추정

소아마비백신 접종률 70%로 떨어져

'애민지도자' 선전과 동떨어진 행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연일 수해 현장을 찾아 피해 아동들을 보살피는 등 '애민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아동 보건에 필수적인 백신 접종은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탓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북한은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을 제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경제

평안북도 등 지역에서 수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이 지난 15일 평양에 도착했다. 수재민 아동들이 배급받은 음식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네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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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예방접종 확장프로그램(EPI Factsheet) 2024'에 따르면 북한은 2021~2022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3(OPV3) 접종을 진행하지 않았다. 북한의 OPV3 접종률은 2014년 이후 꾸준히 98% 이상을 유지해왔지만, 2020년 70%로 떨어졌다. 그 이후로는 아예 접종하지 않은 것이다.

대표적인 신생아 예방 접종인 결핵 예방 백신(BCG) 접종률도 2021~2022년 각각 95%·9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들어 63%로 크게 하락했다. 홍역 예방 백신(MCV1) 접종률도 같은 기간 99%·67%·28% 등 해마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예방백신(DTP) 접종률은 2022년 0%에서 지난해 들어서도 16%에 그쳤다.

북한에서 아동에 대한 백신 접종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경 봉쇄령에 따라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국경 봉쇄령을 해제한 이후로도 중국·러시아 등 친북 국가들의 외교관 입국만 일부 허용했을 뿐 국제기구 직원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북한에 400만회분 이상의 아동·임산부용 백신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또한 모든 어린이에게 제때 접종되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압록강 일대에서 큰 홍수가 발생한 뒤 연일 수해 현장을 찾아 '애민' 행보를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선전한 자료들을 보면, 수해 아동들이 빵과 음식을 먹지 못하고 김 위원장에게 주려는 모습이나 김 위원장이 교실 뒤편에 앉아 수업을 듣는 학생들 곁에서 흡연하는 장면 등이 담겨 국제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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