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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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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왔지만 여전한 폭염… 가장 더웠던 2018년보다 늦게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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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로 하루종일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태양이 저물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기준 서울은 29일째, 부산은 25일째 열대야가 발생하며 최장 열대야 기록 경신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2024.8.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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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인 22일에도 불볕더위는 이어졌다. 서울과 제주에선 밤사이 각각 32일째, 38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온열질환자는 이날 3000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2018년(4526명)이었다. 태풍도 무더위를 식힐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제10호 태풍 ‘산산’이 이날 오전 3시경 미국 괌 인근 해상에서 발달했지만 일본 쪽으로 향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라고 밝혔다.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평가받는 1994년과 2018년의 처서 당일 날씨와 비교하면 올해 더위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4년 처서(8월 23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진 지역이 전국 곳곳에 있었다. 인천(29.9도)을 포함해 강원 강릉 29도, 전남 완도군 28도, 경북 포항 27.3도, 제주 25.5도 등이었다. 특히 일 최저기온이 강원 태백(11.5도), 충북 제천(14.1도), 경북 의성군(14.2도) 등에서 10도 대로 떨어지며 일교차가 큰 초가을 날씨를 보였다. 당시 열대야 현상은 전국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2018년도 비슷하다. 전남 광주(29.9도)를 포함해 경남 진주(29.8도), 대구(29.7도), 울산(29.5도), 제주(29.2도), 강원 강릉(27.0도) 등에서 낮 최고기온 20도 대에 머물렀다. 당시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통과한 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차츰 더위가 해소되는 단계였기 때문이다. 다만 태풍 영향으로 습도가 높아진 탓에 충북 충주(28.5도), 강원 원주(27.7도), 대전(26.4도), 부산(26.4도) ,서울(25.7도) 등에서 열대야는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 처서에는 1994년과 2018년 모두 낮 최고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졌던 지역의 기온이 크게 올랐다. 오후 2시 기준 강원 강릉 37.2도, 속초 30도, 경북 포항 36도, 경북 영덕군 31.7도, 제주 33.7도 등이었다.

당분간 무더위가 가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날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최소 다음달 1일까지 아침 기온은 22~26도, 낮 기온은 30~34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종다리가 지나간 뒤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올 전망인데, 해수면 온도도 높아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2994명이었다. 이중 사망자는 2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32명(사망자 30명)과 비교하면 18.2% 늘어난 수치다. 65세 이상 노인층 비율이 31.6%였지만 30대 미만도 25.8%를 차지해 연령을 가리지 않고 폭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가 3000명을 돌파한 것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일각에서는 폭염이 9월까지 지속된다면 2018년(4526명)보다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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