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상장을 추진하는 장외 기업의 주식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미리 비상장 주식을 확보해두면 상장 직후 차익을 노릴 수 있지만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이다.

22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 심사에 돌입한 에스엠랩은 21일 거래 기준가가 1만9700원에 형성됐다. 매도 희망자는 최소 2만499원에 50주를 팔고자 하지만 매수 희망자가 내놓은 최대 가격은 1만9500원이기 때문이다. 에스엠랩의 거래 기준가는 3개월 전인 5월 22일 2만4400원, 지난 6월에는 2만5800원으로 최고점에 도달한 뒤 계속해서 하락해 3개월 만에 19.26%나 내렸다.

지난달 말 상장 심사에 돌입한 럭스로보도 7월 19일 처음 거래됐을 때는 거래 기준가가 1만5100원이었으나 한 달 만에 9.93% 떨어져 현재 1만3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로킷헬스케어는 6월 19일에 2만5000원이었던 주가가 현재는 1만4400원까지 내려왔으며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쓰리빌리언도 3개월 전 3만900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1만140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추정 시가총액이 수조 원에 달해 코스피나 미국 나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 중에서도 하락세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상반기 높은 수준의 실적을 거뒀음에도 주가가 주저앉은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심사에 돌입했는데 3개월 만에 주가가 16.17% 떨어졌다. 5월 22일 1만6700원에 형성됐던 거래 기준가가 1만4000원까지 하락한 탓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854억원을 거둬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초 상장주관사를 선정한 비바리퍼블리카도 유사한 상황을 겪고 있다. 5월 22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4만5500원에 거래됐던 주식이 이달 21일에는 4만26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처음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는데, 성장성이 높아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 상장설도 나오고 있다.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야놀자는 5월 22일 5만8000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21일에는 4만5200원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가를 통해 역산한 추정 시가총액은 5조8813억원에서 4조5833억원으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야놀자 또한 상반기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으며, 특히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비상장 기업 주식은 주로 창업사와 벤처캐피털 등 기관 간에 거래되는 사례가 일반적이지만 증권플러스 비상장·서울거래 비상장과 같은 비상장 주식 플랫폼을 이용하면 일반인도 소량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개인투자자는 보호예수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상장 이전에 주식을 매수했다가 상장 직후 주가가 올랐을 때 매도함으로써 차익을 얻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올해 초 상장했던 에이피알은 한때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주당 3만원에 거래된 바 있는데 상장 후 46만7500원까지 올랐다.

다만 최근에는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며 별다른 이익을 내지 못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가령 이달 상장한 케이쓰리아이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된 가격이 최저 1만5000원이었는데, 공모가가 1만5500원으로 결정됐으며 상장 후 1만5950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김대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