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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첫 임신 최적기 30대 초반…40대 이상은 조산 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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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영 삼성서울병원 고수팀

15년간 370여만 명 추적 관찰

초산 늦어질수록 합병증 위험

임신성 고혈압 등 발생 가능성↑

45세 이상 임신, 자폐 위험 54%

첫 임신 계획은 30대 초반에 하는 게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에는 자궁 내 환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여성의 ‘나이’가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30대 중반 이후 임신할 경우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이나 당뇨, 전치태반 등 각종 위험이 뒤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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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성지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2005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15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368만5817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들 산모를 나이에 따라 ▲25세 미만 그룹(15만3818명) ▲25~29세 그룹(84만5355명) ▲30~34세 그룹(173만8299명) ▲35~39세 그룹(78만7530명) ▲40~44세 그룹(15만1519명) ▲44세 초과 그룹(9296명)으로 나눴다.

연구에 따르면 첫 아이를 출산하는 산모의 나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 임신의 기준이 되는 35세 이상 초산모는 2005년 18.15%였지만 2019년에는 38.42%로 두 배 더 늘었다. 통계청이 2005년 첫 아이 출생 당시 산모의 평균 나이가 29.09세에서 2022년에는 32.84세로 늘어났다고 보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경향은 40대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40~44세 초산모는 2005년 기준 15.96%에서 2019년 30.44%로 2배 가량 증가했다. 44세 이상 초산모도 2005년 2.06%에서 2019년 7.47%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그에 따른 임신합병증 위험도 덩달아 커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초산모 연령의 증가에 따라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과 제왕절개 수술률도 비례했다.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25세 이하에는 2.5%에 그쳤다. 반면 44세 이상에는 10.2%로 4배 가량 높았다. 제왕절개 수술률도 25세 이하에서는 29.5%였지만, 44세 이상에서는 7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산의 원인 중 하나이자 분만시 대량 출혈을 일으키는 전치태반 발생도 25~29세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35세 이상에서는 2배, 40세 이상에서는 3배 가량 위험도가 증가했다.

실제 조산 위험도 높았다. 25~29세 기준으로 조산의 상대 위험도는 30~34세 그룹에서 7% 증가했다. 하지만 35~39세 그룹은 26%, 40~44세 그룹은 55%, 44세 이상 그룹은은 85%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조산의 주요 원인인 다태임신을 보정한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산모 연령에 따라 출생아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예후도 확인됐다. 출생아의 질환별 발생 위험을 추적관찰기간(중앙값 10.4년) 동안 살펴본 결과 자폐와 뇌성마비가 산모 나이에 따라 증가한 것이다. 25~29세 그룹을 기준으 로 비교시 자폐는 40~44세 그룹 출산에서 29%, 44세를 넘어서면 50% 이상 증가했다. 뇌성마비 역시 40~44세 출산에서 29%, 44세 초과인 경우 54%로 위험도가 커졌다.

연구팀은 첫 번째 임신의 최적 출산 연령을 30대 초반으로 꼽고, 이 시기를 넘어서면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산모 및 출생아의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오수영 교수는 “출생아의 장기 예후에 관여하는 요소에는 산모의 나이 뿐 아니라 남편의 나이도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해외 연구들에서 잘 알려진 부분”이라며 “국가 빅데이터 연구임에도 남편의 나이를 같이 분석할 수 없었던 게 이 연구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전했다.

성지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초산모에 해당하는 연구임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고령 산모라도 두 번째 이상의 임신(경산부)은 저위험 임신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산모 연령 증가에 따른 조산 및 장기 예후에 대한 영향은 최근 여성들이 선택하는 난자 동결과 같은 방법만으로는 대처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라며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자궁 내 환경’이 중요하고 이는 토양과 같다. 임신 합병증뿐만 아니라 출생아의 장기 예후도 산모 나이와 직접 관련 있는 만큼 적정 시기에 맞춰 출산할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계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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