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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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수 시장 부진과 부동산 불안 사이에서 고민하던 금통위가 ‘금융안정’에 방점을 찍고 동결을 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들썩이는 집값과 가계빚 증가세가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은 물론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한은이 부동산 가격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식의 정부 정책을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모습이 반복됐다”며 “그런 고리를 끊어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조기 인하를 바라는 정부에 한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선결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이날 이 총재는 영끌족에게도 재차 경고성 발언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에 대한 부담이 적을 거라 생각해선 안 된다”며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기는 정도로 통화정책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재민 기자 |
Q : 가계부채 문제는 금리보다는 거시건전성 대책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A : “금융안정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목표 중 하나이고, 금융안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다. 부동산 가격 문제는 공급 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조절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한은이 계속 이 문제를 강조하는 건, 한은이 이자율을 급히 낮춘다든지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신재민 기자 |
Q :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이른바 ‘영끌족’에게 경고를 보낸 바 있는데, 그런 경고가 현재에도 유효한가.
A : “2018~2021년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올라갔던 시기를 생각해서 돈을 빌려 투자를 한다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정부가 현실적이고 과감한 공급 정책을 발표한 상태다. 둘째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예전의 0.5% 정도의 금리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생각하고 ‘영끌’로 빚을 내려는 사람이 있다면 알아야 한다.”
김영희 디자이너 |
Q : 내수 부진 우려에 따라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A : “내수 회복세가 더딘 것이 사실이다. 금리를 계속 높게 유지해서 내수 부진이 가속화할 수 있고, 가계부채 증가세에도 위험 신호가 들어오고 있어서 상충 관계에 있다.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건 금융안정 측면에 비중을 더 뒀기 때문이다. 다만 내수 가운데 소비성장률은 올 하반기 1.8%로 전망되는데 잠재성장률(2%) 수준을 고려하면 그렇게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Q : 금통위원 중 4명이 향후 3개월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시장에서는 10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것 같은데.
A : “향후 3개월이라고 하는 것은 10월과 11월 금통위 회의가 모두 포함돼 있다. 금리 인하 시기는 나올 지표들을 보고 결정되는 것이라,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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