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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이재명 포카 사러 오픈런했죠"... 아이돌 콘서트장 같았던 민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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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대 현장서 당원들 축제 '블루페' 개최
이재명 포토카드 파는 부스 앞엔 새벽 오픈런
밈 활용 'DJ PUMP THIS PARTY 티셔츠' 등장에
젊은 당원들도 "너무 힙하다" 뜨거운 호응
'아기당댚' 李 사진 붙여 자체 제작 스티커도
한국일보

1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더불어존' 앞으로 당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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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가 열린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만남의광장. 본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행사장 바깥에는 200미터가량의 기다란 줄이 형성됐다. '새로운 대한민국' '당원 여러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구조물 앞으로 파란색 옷과 가지각색의 장신구로 한껏 꾸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민주당 굿즈'를 구매하기 위한 당원들의 오픈런 행렬이었다.

이날 서울은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무더웠지만, 당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기 고양에서 온 20대 여성 A씨는 "8시 반부터 줄을 섰는데, 10시에 (팝업스토어) 문이 열렸으니 '오픈런'인 셈"이라며 "거의 첫 번째로 입장해 굿즈를 샀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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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3시 30분경 더불어존 내부 전경. 당에서 미리 준비한 대기 번호표가 모두 소진되어 18시 40분부터 자율 입장이 가능하다고 공지했으나, 번호표를 받지 못한 당원들이 더불어존 앞으로 다시 줄을 서면서, 오전의 오픈런 행렬이 반복됐다. 이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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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사가 아니라 축제 같다" "힙하다"


오픈런 행렬을 지나 입장한 '블루페(Blue Festival·민주당원을 위한 축제의 장)' 현장은 정당의 선거보다는 대학 축제나 아이돌 콘서트장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①민주당 굿즈를 살 수 있는 팝업스토어(더불어존) ②'아이돌판'(아이돌 업계와 시장, 아이돌 팬덤 전체를 일컫는 은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토카드 ③사원증처럼 패용하고 다닐 수 있는 당원증 ④민주당의 역사적 기증품들과 기록물들을 전시한 역사관 ⑤최고위원·당대표 후보 등신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⑥축제 현장에 빠지지 않는 푸드트럭까지 등장했다. 전당대회의 명칭을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기전국당원대회'로 바꾸고 '당원주권비전'을 발표하는 등 당원 참여를 강조한 첫 전당대회인 만큼, 당원들을 당의 주인으로 대접하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당원들은 "록 페스티벌이나 대학 축제에 온 것 같다. 힙하다"며 만족해했다. 특히 민주당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더불어존'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당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5시 20분경에는 대기열을 줄이기 위해 준비한 번호표마저 소진됐고, 15시 50분경에는 첫 '완판 사인'이 나왔다.

민주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젊은 당원들의 호응도 눈에 띄었다. 한 20대 여성은 줄 서서 구매한 'DJ PUMP THIS PARTY 티셔츠'를 자랑스럽게 들어 보였다. 티셔츠에 적힌 문구는 파티에서 음악을 선곡하고 틀어주는 DJ(Disc Jockey)에게 더 신나는 노래를 틀어 흥을 돋우어 달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김대중씨 이 당을 이끌어 주십시오"라는 뜻으로 통한다. 온라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약칭(DJ)을 활용한 '초월 번역 밈(meme)'으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20대 남성은 "굿즈 퀄리티나 디자인이 정말 좋다. 정당이 아니라 기업에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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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 자원봉사자가 들어 보인 “DJ DJ PUMP THIS PARTY” 티셔츠. 이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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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여한 당원이 보여준 굿즈 구매 품목들. 이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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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향기도 물씬


올림픽공원 곳곳에서는 '아이돌판'의 향기도 물씬 났다. 더불어존에서 판매한 '최고위원·당대표 후보 포토카드'는 전형적인 아이돌 기획사의 마케팅과 닮아 있었고, 각양각색의 굿즈를 착용한 당원들과 이재명 대표의 퇴근길을 찍으러 모여든 지지자들의 모습은 아이돌 콘서트장 인근에서 목격할 수 있는 전형적인 '덕질'의 모습이었다. 충북 음성에서 온 30대 여성은 "(이재명 대표가)지나치게 귀엽다"며 무료로 나눔 받은 이재명 대표 스티커를 보여줬다. 이 대표의 사진과 함께 '아기 당댚(아기당대표)'이라는 귀여운 글귀를 적은 스티커였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덕질' 대상의 사진을 귀엽게 꾸며 만든 스티커를 공유하는 문화를 따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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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에서 온 30대 여성이 이마에 이재명 대표 사진에 '아기당댚'이라고 표시한 스티커를 붙인 채 블루페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선 덕질 대상의 사진을 귀엽게 꾸민 스티커를 만들어 서로 공유한다. 이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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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석 인턴 기자 minseok10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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