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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와 가자지구 국경의 필라델피 통로를 배경으로 팔레스타인 기가 나부끼는 모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필라델피 통로' 일부에서 이스라엘에 철군을 요청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습니다.
악시오스는 현지시간 23일 이스라엘 당국자 세 명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인질석방 협상의 1단계 이행 기간 필라델피 통로 가운데 1∼2㎞ 구간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시켜달라고 요청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말했습니다.
필라델피 통로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을 따라 나 있는 길이 14㎞의 완충지대입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가운데 라파에 가깝고 피란민들이 몰려 있는 탈 알 술탄과 인접한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에 동의해야 휴전협상이 타결로 나아갈 수 있다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야기했다고 당국자들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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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의 한 보좌관은 총리가 필라델피 통로에서 "작전 통제권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군 진지 한 곳의 위치를 수백m 이동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보좌관은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통로를 따라 배치돼 있으며 네타냐후 총리가 "현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필라델피 통로에 배치된 이스라엘 병력을 약간 줄이는 정도의 제안에는 하마스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마스는 휴전협상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통로 문제에서 의견 일치를 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가 필라델피 통로와 관련한 새 제안을 하마스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미국, 이집트, 카타르와 이스라엘 대표단의 논의 분위기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전하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카이로에서 진행된 예비 협상은 건설적이었다"면서 주말 동안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참석 한 가운데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필라델피 통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이번 카이로 회동에서도 이 문제의 타협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을 따라 이어진 길이 14㎞의 좁은 땅을 일컫는 필라델피 통로는 1979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협정에 따라 안보상 완충지대로 설정됐습니다.
초기에는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통로를 통제하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국민과 군대를 철수하면서 통제권을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내줬습니다.
2007년 하마스가 내전 끝에 PA를 요르단강 서안으로 밀어내고 가자지구를 통치하기 시작했는데, 이스라엘은 이때부터 하마스가 필라델피 통로로 무기와 불법 물자를 가자지구로 밀반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은 지난 5월 필라델피 통로를 장악해 통제하고 있으며, 하마스가 무기를 계속 들여오는 것을 막기 위해 휴전 이후에도 이곳에 자국군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완전 철군을 주장하고 있으며 접경국이자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도 이스라엘군의 주둔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 통로 외에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넷자림 통로도 협상의 주요 걸림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넷자림 통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분할하기 위해 가자 동쪽 분리장벽에서 서쪽 지중해 해변까지 뚫은 관통 도로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하마스 전투원들이 가자지구 북부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넷자림 통로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안에서 민간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겠다는 이전 약속을 번복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영아 기자 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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