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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삼성전기가 1.9조 쏟아부은 사업…수익성 꽃피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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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내 고부가 FCBGA 비중 50% 증가 목표
기술력 앞세워 부산·베트남서 대량 생산 시작
상반기 기판 수익성 '뚝'…고부가 제품이 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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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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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고부가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Flip-Chip Ball Grid Array) 제품 비중을 늘려 패키지기판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고성능 서버와 AI(인공지능), 전장(자동차 전기전자부품), 네트워크 등의 분야에서 하이엔드 반도체 기판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해당 수요에 빠르게 대응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도와주는 연결고리 '기판'

지난 22일 삼성전기는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전기의 FC-BGA 기술력에 대해 소개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반도체와 메인 기판 사이에서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의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칩이 '두뇌'라면, 반도체 기판은 뇌를 보호하는 '뼈'와 정보를 각 기관에 연결해 전달하는 '신경'에 비유할 수 있다.

FC-BGA는 반도체 기판 중 하나다. 플립칩(FC)은 선 대신 작은 볼을 이용해 반도체와 패키지 기판을 연결하는 기술을 뜻한다. BGA(Ball Grid Array)는 반도체에서 신호가 오가는 부분을 공(Ball) 모양으로 배열(Array)해 반도체와 메인 기판을 연결했다는 의미다. 이는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용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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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기판에 미세하게 새겨진 회로를 머리카락과 비교한 모습./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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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은 '미세 가공 기술' 과 '미세 회로 구현'이다. 한정된 기판 면적 안에 회로를 많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층의 기판을 연결하는 구멍을 뚫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 부품의 단자가 많아지고 연결해야 할 신호가 많아지면서 전기신호가 지나가는 회로의 선폭과 간격도 미세화되고 있다.

삼성전기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인 10마이크로미터(μm) 수준의 비아(Via, 반도체를 이루는 여러 층들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뚫는 통로)를 구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는 A4용지 두께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반도체 입출력 단자 수가 증가하면서 더 미세한 회로 구현을 필요로 하는데, 삼성전기는 머리카락 두께의 20분의 1인 5μm 이하 수준의 회로선 폭을 구현할 수 있는 미세회로 형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고도화되는 기술력…후발주자여도 '자신'

특히 최근 반도체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기술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면 회로가 점점 미세해지고 트랜지스터 개수가 늘어난다. 또 여러 가지 반도체 칩이 기판에 올라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회로 패턴이 복잡해지고, 면적과 층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에서도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하지만 패키지 기판의 기술 고도화는 제조 난도가 높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한정적인 상황이다. 특히 서버용 FC-BGA는 반도체 기판 중에서도 가장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이다. 이에 전 세계에서 하이엔드급 서버용 기판을 양산하는 글로벌 업체도 일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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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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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 세계에서 FC-BGA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10곳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는 대만과 일본이다. 대만 유니마이크론과 일본 이비덴과 신코의 FC-BGA 시장 점유율은 약 70% 수준이다.

이들보다 FC-BGA 시장에 한발 늦게 진출한 삼성전기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1991년부터 기판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기는 최고 사양 모바일 AP용 반도체기판 분야에서는 1위 사업자다.

다만 서버용 FC-BGA 양산에 돌입한 것은 지난 2022년부터다. 앞서 삼성전기는 2022년 7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에 서버용 FC-BGA를 납품을 시작하며 처음 서버용 FC-BGA 양산을 시작했다. AMD에 앞서 퀄컴에도 AI 반도체용 기판 공급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날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 상무는 "엄밀히 말하자면 후발주자가 맞다"며 "다만 우리는 기술력에 집중하고 있고, (경쟁사와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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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 상무가 지난 22일 삼성전기의 FC-BGA 기술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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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 제품으로 내실 다진다

삼성전기는 향후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따른 고성능 서버 및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반도체기판 시장에 집중해 2026년까지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1년부터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증설에 총 1조9000억원을 투자, 현재 부산과 베트남 신공장을 첨단 하이엔드 제품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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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는 삼성전기에서 기판 사업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의 수익성 개선에도 큰 발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7%로 작년 상반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3개 사업부문 중에서도 가장 하락 폭이 컸다. 분기 기준으로 봐도 작년 3분기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은 4분기부터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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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반기부터는 베트남 신공장의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하며 그간 FC-BGA 투자의 결실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김홍진 패키지솔루션사업부 지원팀 상무는 "베트남 신공장은 2분기부터 매출에 기여하기 시작했고 주요 거래선향 제품 승인이 지속 추가되고 있다"며 "승인 및 양산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하반기 FC-BGA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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