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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엄마 아빠 동생 사랑해"…부천 호텔 화재 현장서 보낸 마지막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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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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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동생이름)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

지난 25일 오후 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가 안치된 경기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피해자 A씨(25)의 어머니는 아들의 생전 마지막 문자를 공개했다.

A씨는 지난 22일 경기 부천시 중동 모 호텔 7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화재 발생 15분 뒤인 오후 7시 49분쯤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다. 2분 뒤에는 '나 모텔에 불이 나서 죽을 거 같아'라고 보냈다. 그로부터 8분 뒤인 오후 7시 57분쯤에는 '엄마 아빠(동생이름)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라고 했다.

이후 8시 1분에 아들의 문자를 확인한 A씨의 어머니는 화들짝 놀라 곧바로 아들에게 전화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아들 어디야'라고 문자를 보내도 아들은 답이 없었고, 결국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오고 말았다.

A씨 어머니는 "문자를 확인하고 아들한테 계속 연락했는데 끝내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떠난 다음 날이 내 생일이다. 생일을 아들 장례식장에서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겨우 멈춘 눈물을 또다시 쏟아냈다.

유족들은 화재 초기 소방 당국의 대응에 불만을 제기했다.

A씨 아버지는 "소방 당국이 진화와 구조 작업에 총력 대응을 했다고 보도가 되고 있는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다리차를 배치해서 구조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아들은 살았을 것"이라며 "소방 당국이 호텔 화재에 맞는 장비 투입 매뉴얼이 있을 텐데 어디에도 사다리차는 없었고 이는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A씨 아버지는 "아들의 객실 발견 시각, 병원 이송 시점 등 아무런 내용도 관계자로부터 들은 것이 없다. 휴대전화와 신발 등 아들 유품을 찾으러 호텔을 찾았으나 수사 중이라며 아직 돌려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A씨를 포함해 부천 호텔 화재 사고 희생자 7명의 발인은 26일까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 부천시 원미구 중동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아주경제=정세희 기자 ssss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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