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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두산, 도약 전환점] 두산에너빌리티, 다시 그룹 맏형으로… 원전 ‘톱티어’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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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두산밥캣 의존도 높다는 지적

원전 호황에 안정적 투자 필요 판단

"현금 확보 및 추가 차입 여력 매우 중요"

아시아투데이

루마니아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4월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본사를 방문해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가운데)과 함께 SMR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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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소연 기자 = 건설장비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먹여 살리던 어깨 무거운 맏형 '두산중공업' 시절의 두산에너빌리티. 사실상 그룹의 중심이다. 하지만 발전 플랜트 부진 속 계열사 의존도가 커지면서 '형 보다 나은 아우' 소리를 계열사 밥캣을 두고 들어야 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연결기준 매출은 17조5899억원, 영업이익은 1조4673억원 이었다. 이 중 두산밥캣의 매출 비중이 50%가 넘고, 영업이익은 80%가 넘는다.

그리고 다시 요원할 것 같던 글로벌 원전 호황 무드가 그려졌다. 원전 경쟁력 확보에 두산에너빌리티와 그룹이 사활을 걸고 달려든 배경이다. 사업간 시너지 내기 힘든 건설장비를 에너빌리티가 품고 있기 보다는 더 잘 맞는 기업에 붙여주는 게 윈윈이라는 게 그룹의 판단, 이제 주주들 설득만 남았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간 분할합병의 완료를 조건으로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에 두산큐벡스를 3709억원에 매각한다. 이어 두산로보틱스에 D20 캐피탈은 644억원에 넘길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비영업용 자산을 처분해 5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앞의 두 자산 외에도 분당리츠 등을 매각 대상으로 올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재원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올해 2531억원, 2025년 3687억원, 2026년 2538억원 등 앞으로 90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두산밥캣의 이동으로 차입금을 줄여 추가 차입 여력을 만들고 자산매각으로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 약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이 생기는 것까지 계산하고 있다. 이 비용은 다시 원전 생산설비 증설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줄어드는 차입금은 7000억원이다.

밥캣이 그동안 가져다주던 배당금은 포기해야 한다.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밥캣으로부터 75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전년도 받은 배당금은 921억원으로 18.2% 감소했다. 밥캣의 실적에 따라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어 안정적인 재원은 아니다. 게다가 밥캣은 북미 주택시장 호황으로 호실적을 누렸지만 올해 업계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3%, 21.7%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두산으로서는 이번 원전 호황의 시기를 놓치면 23개월만의 채권단 관리 졸업 등 그간 뼈를 깎다시피 진행한 구조조정의 의미도 퇴색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전 산업은 폴란드, UAE, 사우디에서도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 세계 전역에서 원전 건설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가 '수주 밭'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에너빌리티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중인 소형 모듈형 원전(SMR)이 빛을 발할 때이기도 하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회사는 향후 5년간 약 62기의 원자로 모듈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수립했지만,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와 국내 혁신형 SMR 건설 등으로 이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어 제작 기반 확보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이어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 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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