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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주담대 만기·한도 대폭 축소…'가계빚 억제'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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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수도권 대출기간 '최장 30년'…거치 기간도 폐지
우리·신한銀도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등 추가조치 잇따라

머니투데이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폭/그래픽=김지영



은행권이 대출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지자 다른 방법으로 증가세를 억제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섰다. 은행연합회와 주요 은행장들이 모여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리 인상은 당국이 원한 방향이 아니다'고 질책한 지 하루만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수도권 소재 주택담보대출의 최장대출기간을 30년으로 축소한다. 기존에는 만 34세 이하는 50년, 그 외는 40년까지 분할 상환이 가능했다.

만기가 줄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연소득이 1억원인 차주가 9월 시행되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적용받아 수도권에서 만기 50년 대출을 받을 시 최대 한도는 6억7200만원이나, 만기가 30년으로 줄면 6억600만원으로 한도가 6600만원 감소한다. 같은 조건으로 연소득 5000만원 차주는 기존한도 3억3200만원에서 3억300만원으로 2900만원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주담대 거치기간도 없앤다. 그동안 신규 주택 구입 시 1년,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는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낼 수 있었다. 또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도 1억원으로 제한한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2일부터 다주택자와 갭투자를 중심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선다.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고 갭투자 방지를 위해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등 조건이 붙은 전세자금대출 취급도 중단한다. 이날부터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한 신한은행도 다주택자에 한해 생활안정자금대출을 한시적으로 취급 중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또 국민·우리·신한은행은 일제히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상품 취급을 중단해 대출한도를 축소했다.

이는 5대 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이 지난 7월부터 22차례에 걸쳐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내놓은 추가 조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566조5762억원으로 이달 들어 6조8171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인 지난 7월 수준(7조5975억원)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추가적인 조치도 나올 수 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이사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에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출금리 등 가격중심의 대응이 아닌 은행별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심사를 체계화하고 대출한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주택시장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수 있어 대응방향을 논의했다"며 "은행들은 가계부채 문제가 국민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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