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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석화 리그테이블]①中 리스크에 '추풍낙엽'…생존경쟁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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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화 반기보고서 분석
중국 공급과잉 부담 지속…사업 다변화 등 체질개선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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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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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원자재 가격하락 등 부수적 요인도 엎친 데 덮쳤다. 실적 한파가 이어지면서 업계는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에 비즈워치는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4개 주요 석유화학 기업을 선정해 △실적 △재고자산 △투자 △연봉 등에 기반, 각사 반기보고서를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올해 상반기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 4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다. 이들 4사 영업이익 총합(전사 기준)은 지난해 상반기 2조25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996억원으로, 85.2% 급감했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의 석유화학 부문 영업익만 떼어내 위와 동일하게 계산하면 수치는 더욱 바닥을 친다. 지난해 상반기 1849억원이었던 4사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83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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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4사 상반기 영업이익 합산치 변화./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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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 과잉에 반년만 재고 1조원 늘었다

4사 석유화학 재고자산도 6개월 만 1조원 이상 불었다. 업황악화 탓에 재고자산이 늘면서 재고 관리비 등 추가 부담까지 늘었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이들 4사의 재고자산은 7조1513억원이다. 지난해 말 6조2984억원 대비 16.5%(1조422억원) 상승한 규모다.

반년 사이 재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이다.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2조6147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어 금호석유화학(16.1%), 롯데케미칼(9.9%),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8.1%)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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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4사 재고자산 변화./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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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수익성도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손실 규모가 1년 만에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74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엔 영업손실 2464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832억원을 냈던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영업손실 361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그나마 선방했다. 우선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63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 320억원을 냈지만, 앞서 1분기 영업손실 310억원 더해지면서 흑자 규모가 깎였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97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7.5% 줄어든 수치지만 4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올 2분기 11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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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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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보다 연구개발'…고부가에 드라이브 건다

업계 전반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배경으로는 중국이 지목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에틸렌 생산력 확대로 역내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이자,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판매가와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는 업계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 톤당 300달러를 장기간 밑돌고 있다.

범용제품이 넘쳐남에 따라 국내 석화업계는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스페셜티 제품에 집중, 공급 과잉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투자계획은 보다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올 2분기 각사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우선순위를 검토해 일부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재검토할 예정"임을 공통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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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4사 상반기 투자비용 변화./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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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업계 움직임은 각사 설비투자(유형자산취득·CAPEX) 및 연구개발비 집행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제외)은 CAPEX를 줄인 대신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이 기간 CAPEX는 1조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3% 감소했다. 이중 석유화학 부문 CAPEX는 전년 동기 대비 28.1% 줄어든 498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연구개발비는 5547억원으로 8.4% 확대됐다. 석유화학 부문을 분리해 살펴보면 1210억원으로 3.4% 상승했다. 고부가 제품 생산 등을 위해 연구개발에 보다 힘을 쏟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CAPEX로 1조3175억원, 연구개발비로 706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 CAPEX는 10.5% 줄었고, 연구개발비는 21.3%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을 현 60%에서 30% 이하로 줄이는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범용제품 비중을 줄여 현금 창출 능력을 높이고, 고부가·신성장 사업 투자에 나서겠다는 게 골자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가리켜 '에셋-라이트(Asset-Light)'로 칭했다. 앞서 이훈기 대표이사가 올해 1분기 컨퍼런스 콜에 직접 등판, 관련 전략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CAPEX와 연구개발비 모두 전년 대비 소폭 감소, 4사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 CAPEX 2395억원, 연구개발비 267억원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5.3% 줄어든 수치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CAPEX로 1조6297억원을 집행, 전년 동기 대비 67.5% 크게 늘었다. 다만 CAPEX 대부분이 신재생 에너지부문 투자(미국 솔라허브)로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솔루션 역시 석화업계 내 보수적 투자 기조와 궤를 함께 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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