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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전국민 25만원 맞서 ‘약자 핀셋 복지’… 배달비 30만원, 생계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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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일러스트=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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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 대신, 노인·청년·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대거 담았다. 소상공인 지원과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 ‘민생 체감’ 예산도 늘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률적인 현금성 지급보다 필요한 분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지원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27일 기재부의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본예산 677조4000억원 중 가장 많은 예산이 편성된 분야는 보건ㆍ복지ㆍ고용이다. 올해 대비 4.8% 늘어난 249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일반ㆍ지방행정(111조3000억원) ▶교육(98조5000억원) ▶국방(61조6000억원) ▶연구개발(R&D, 29조7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폭 늘어났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5조5000억원으로 12대 지출 분야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3.6%(9000억원) 줄었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완공된 사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①약자복지=생계급여·노인 일자리↑, 저소득 대학생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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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내년 예산안의 4대 투자 방향은 약자복지와 경제활력 제고, 미래 체질 개선, 안전사회다. 우선 약자복지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생계급여(최저생계비)가 4인 가구 기준 월 183만4000원에서 195만2000원으로 11만8000원 오른다. 최근 3년간 생계급여 연평균 인상액은 166만원으로 문재인 정부 5년간 평균(47만원)의 3배 수준이다.

노인 일자리는 103만개에서 역대 최대인 110만개로 늘린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자리 유형을 보면 사회서비스형과 민간형, 그리고 단순근로인 공익형이 있다. 양질의 일자리는 사회서비스형·민간형인데 이 비중을 지난 정부 5년간 22% 수준에서 내년 37%로 2배 가까이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월 33만4000원이던 기초연금은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 34만4000원으로 올린다.

주거 대책도 마련했다. 내년에 저소득층 대학생(기초·차상위) 4만2000명을 대상으로 월 20만원 규모의 주거안정장학금이 신설된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도 20만5000호에서 역대 최대인 25만2000호로 확대한다. 임대주택 15만2000호, 분양주택 1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②경제 활력 제고=소상공인 배달비 연 30만원·R&D↑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민생 경제 활력 방안으로는 자영업자 지원을 꺼내 들었다. 연 매출 1억400만원 이하인 영세 소상공인 약 68만명을 대상으로 배달·택배비를 연간 최대 30만원 지원한다. 관련 예산으로 2037억원을 책정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주문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배달·택배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자영업자 폐업 시 폐업 지원과 취업 준비, 구직 등을 돕는 새출발기금 예산은 30조원에서 40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R&D 예산도 대폭 늘렸다. 전체 R&D 예산은 올해보다 3조2000억원(11.8%) 늘어난 29조7000억원으로 12대 분야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올해 10% 가까이 삭감해 논란이 됐던 예산을 지난해 수준(29조3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한 것이다.

AI·바이오·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주권을 위한 예산이 2조8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인재육성을 위해 이공계 젊은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일명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연구생활장려금)’를 새로 만들었다. 석사는 월 80만원, 박사는 월 11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연 500만원을 주는 이공계 석사 장학금(1000명 대상)도 처음 도입된다. 최 부총리는 "R&D다운 R&D로 바꾸는 과정을 지난 1년 동안 거쳐 왔고 그래서 질적인 전환을 이룬 결과로, 금액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③미래 위한 체질 개선=저출생·필수의료 확충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을 매년 경신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저출생 대응 지원은 보다 두터워졌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월 150만원이던 육아휴직급여는 최대 월 250만원으로 상향된다. 출산 후 3개월까지 250만원, 4~6개월 200만원, 7개월~1년까지 160만원이다. 1년 휴직할 경우 급여는 최대 2310만원으로, 지금보다 510만원 늘어난다.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는 5일에서 20일로 늘어나고, 육아휴직 동료 업무 분담 지원금을 신설해 1만9000명 대상으로 월 20만원을 지원한다.

아이돌봄서비스의 경우 지원 대상을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에서 ‘200% 이하’로 늘려 대상을 1만 가구 더 확대한다. 신상아 특례대출 소득 요건도 3년 한시로 부부합산 1억3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이하로 완화한다.

의료대란을 막기 위한 필수의료 확충 및 지역의료 복원 예산도 담겼다. 정부는 5년간 국가재정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엔 이 중 2조원이 편성됐다. 필수의료 과목에 종사하는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월 100만원 지원되는 수당 지급 대상을 220명에서 4600명까지 대폭 확대한다. 전공의 수련 비용 지원 예산 3000억원과 의대 증원 계획에 따른 국립대 교수 330명 증원 예산 260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청년의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선 빈일자리 채움 3종 패키지를 신설한다. 청년 5만8000명 대상으로 특화훈련·장려금·기술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은 1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확대하고, 청년주택청약 당첨 시 분양가의 80%까지 저리(최저 2.2%)로 대출하는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출시해 주거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④안전한 사회=병 봉급 200만원 달성·수해 예방↑



내년도 국방 예산은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병 봉급 200만원 달성’이 내년에 실현된다. 현재 165만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에 205만원으로 오른다. 일각에선 초급간부인 하사(1호봉)와 임금이 역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내년도 하사 1호봉 월급은 기본급과 수당을 합쳐 256만원 수준”이라며 “과거보다 격차가 줄었지만, 역전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군 간부 숙소 개선 예산을 5260억원에서 7863억원으로 늘렸다며 간부를 위한 지원 방안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풍수 재해 대응 예산이 4조7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수해예방 인프라 구축과 홍수·산사태 우려 지역 예방 투자, 여름철 취약근로자 폭염예상설비 확대 등이 담겼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과도한 충전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제어 충전기는 2만3000기에서 9만5000기로 확대한다.

내년도 공무원 보수는 3% 오른다. 2017년(3.5%) 이후 8년 만에 최대 인상폭이다. 정부는 누적된 물가 상승과 팬데믹 기간 억제한 보수 인상률, 민간과의 보수격차 등을 반영해 내년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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