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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대통령부터 9급까지 똑같은 3% 인상…MZ공무원 '퇴사 러시'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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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 회원들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임금 수당 현실화 2024년 청년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4.8.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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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공무원 보수를 3% 인상하기로 했다. 8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지만, 1급부터 9급까지 직급에 상관없이 똑같은 인상률을 적용받기 때문에 ‘MZ 공무원’들의 퇴사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연차 공무원 대상으로 추가 인상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정부의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공무원 보수는 올해보다 3% 올라간다. 이는 2017년(3.5%)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다. 정부는 누적된 물가 상승, 팬데믹 기간에 멈춰선 보수 인상률, 민간과의 보수 격차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저연차 공무원들의 ‘퇴사 러시’를 억제하기 위함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년 미만 저연차 공무원의 조기 퇴직자는 2019년 6663명에서 2020년 9258명, 2021년 1만693명, 2022년 1만3321명 등 3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조기퇴직 이유는 다양하지만, 나날이 커지는 업무 강도에 비해 보상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전공노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도 사직 의사’가 있다고 답한 공무원의 69%는 ‘낮은 임금’을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 과다한 업무(12%), 갑질 등 권위적 조직문화(7%), 악성 민원(7%)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공무원 A씨는 “30대 후반에 늦깎이 공무원으로 힘들게 들어왔는데도 7개월 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봤다”며 “적지 않은 저연차 공무원들이 최소한 휴직이라도 하고 싶어하는 분위기”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8년 만의 최대폭 인상을 통해 사기 진작을 꾀하려 하지만, 전공노에선 성명을 통해 “많이 받는 자가 더 많이 인상되고, 적게 받는 자가 더 적게 인상되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직급과 상관없이 똑같이 적용받기 때문에 임금이 적은 저연차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인상 폭이 작을 수밖에 없다. 특히 3%로 올린다 해도 2017년 이후 최저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5.6%인 데 반해, 공무원 보수는 연평균 2.1%에 불과하다.

앞서 노조·정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 보수위원회는 ‘5급 이상’과 ‘6급 이하‘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2.5%, 3.3%로 차등 적용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하지만 구속력이 없어 정부 예산안엔 반영되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3% 일괄 인상률은) 최대한 보수위원회 권고를 존중해 나온 숫자”라고 강조했지만, 전공노는 “정부가 고위직 공무원에게 더 혜택을 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대신 정부는 향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저연차 공무원에 대한 보수 추가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도 공무원 보수를 2.5% 인상하기로 결정했지만, 연말 최종 심의에선 9급~7급 저연차 공무원에 대해선 최대 6% 추가 인상률을 별도 적용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저연차에 해당하는 공무원들의) 숫자가 많진 않기 때문에 현재 편성한 예산 범위 안에서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추가 인상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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