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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중대재해법으로 구속 1·2호는 아리셀·영풍 석포제련소 대표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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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9일 연달아… 2022년 법 시행 이후 처음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업체 대표가 구속된 첫 사례가 28일 나왔다. 공장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다.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 역시 같은 혐의로 29일 구속되면서 2호 사례가 됐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고용노동부가 몇 차례 해당 법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적은 있었지만, 영장이 발부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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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28일 수원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대기장소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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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대표에 대해 “혐의 사실이 중대하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산업안전법 및 파견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 대해서도 같은 사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다만 손 부장판사는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력공급업체 한신다이아 경영자 정모씨와 아리셀 안전관리팀장 박모씨에 대해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고용부는 지난 23일 박 대표와 박 총괄본부장, 정씨 등에게 산업안전법 및 파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 대표에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박 총괄본부장과 아리셀 안전관리팀장 박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고용부와 경찰의 영장 신청을 검토한 뒤 “범죄 혐의와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된다”며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지난 6월24일 오전 10시30분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내국인은 5명, 외국인은 18명이다. 중국인이 17명이고 라오스 국적이 1명이다. 불이 난 곳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이었다.

아리셀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비숙련 근로자를 제조 공정에 불법으로 투입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 전지가 폭발해 화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뿐 아니라 공장 비상구 문이 피난 방향과 반대로 열리도록 설치되는가 하면, 항상 열릴 수 있어야 하는 문에 보안장치가 있는 등 대피경로 확보에도 총체적 부실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자 채용과 작업 내용 변경 때마다 진행돼야 할 사고 대처요령에 관한 교육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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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가 2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대구지법 안동지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에선 각종 산업재해로 근로자들이 잇달아 숨졌다. 안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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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안동지원 박영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박 대표이사와 배상윤 영풍 석포제련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으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배 소장은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해 12월6일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비소 중독으로 숨지고, 근로자 3명이 다쳤다. 올해 3월에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지난 8월2일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안동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1997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산업재해로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15명에 달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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