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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외신들도 주목…BBC “한국, 딥페이크 성범죄 비상사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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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영국 BBC는 28일(현지시각) '한국이 딥페이크 성범죄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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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여성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영상을 제작‧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속출하자 외신들도 주목했다. 영국 BBC는 “한국이 비상사태에 직면했다”고 표현했고, 가디언은 “한국이 급증하는 딥페이크 성범죄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28일(현지시각) BBC는 “최근 미성년자를 포함해 성적으로 노골적인 딥페이크 이미지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채팅 그룹이 다수 발견됐다”며 “한국의 대통령은 당국에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BBC는 “한국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어두운 역사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 예로,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해 징역 42년을 선고받은 조주빈을 꼽았다. 또한,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며 200개 이상의 학교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매체는 “한국 상장 기업의 임원직 중 여성은 5.8%에 불과하며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3분의 1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어 세계 부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다”고 짚었다. 이어 “급성장하는 기술 산업에 만연한 성희롱 문화가 더해져 디지털 성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여성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있을 때 초소형 카메라에 의해 촬영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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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표시한 ‘딥페이크 피해학교 지도’.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딥페이크 피해학교 목록’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널리 알려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사이트 개발자 ‘팀 데이터스택’이 제작했다. 팀 데이터스택은 중학교 3학년 남학생으로 알려졌다. 지도에 표시된 학교들은 텔레그램과 엑스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 자료를 수집해 임의로 게시한 것이어서 부정확한 정보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 /그래픽=김하경


영국 가디언은 이날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22만명의 회원이 조작된 이미지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했으며 피해자와 가해자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불법 촬영물 범죄를 가리키는 ‘몰카’라는 단어를 소개했다. 가디언은 “몰카를 근절하기 위한 오랜 노력 끝에 한국은 이제 딥페이크 이미지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올해들어 7개월 동안 297건의 딥페이크 범죄가 신고됐는데, 이는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공식적인 수치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가디언은 또 조주빈을 언급하며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수사는 온라인 성 협박 조직을 운영하는데 사용됐던 텔레그램의 한국 내 평판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딥페이크 영상물은 익명의 보호막에 기대 기술을 악용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의 성범죄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하며 텔레그램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텔레그램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경찰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8일 기준 딥페이크 음란물을 자동 생성하는 텔레그램 프로그램(봇) 8개를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22만7000여 명이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텔레그램 봇 수사에 착수한 지 이틀 만에 내사 대상이 8배로 늘어났다. 경찰은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딥페이크 성범죄 등 허위 영상물 집중 대응에 나섰다. TF는 내년 3월 31일까지 7개월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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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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