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9일 한동훈 대표가 정부에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에 대해 “정부가 2026년도 유예안을 받아도 의대생들과 전공의는 안 돌아온다”며 “현재로선 의미 없는 중재안”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가운데). 뉴스1

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2026학년도 증원이 아니라,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2025학년도에 2000명을 증원하는 것 자체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숫자를 제일 마지막에 꺼냈어야 하는데 숫자를 먼저 꺼낸 것이 문제”라며 “예전에 교육 개혁을 하려고 했을 때 ‘만 5세 입학’이라는 숫자가 먼저 나오면서 망가지지 않았느냐”고 했다.

안 의원은 “지금은 의료대란을 넘어 의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문 닫은 응급실을 보면서 속된 표현으로 ‘응급실 뺑뺑이’를 하며 고생 해보신 분들은 지금 정말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 악화되고 있다는 걸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충청도부터 해서 경기 남부권으로 응급실 폐쇄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대목동병원도 폐쇄 검도를 하면서 수도권으로 (문제가)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현재 의료원들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데 지방의료원부터 도산이 일어날 것”이라며 “더 지나면 지친 지방의대 교수들이 사표를 내고, 결국은 올해 본과 4학년들이 의사 고시를 안 보면 3000명에 달하는 신규 의사가 나오지 않게 되고 내년에 인턴 갈 사람이 없게 된다“고 진단했다.

또 “그 다음에는 지방에서 여러 보건소를 맡고 있는 공중보건시설과 군의관이 없어진다”며 “그렇게 되면 수십 년 동안 세계 수준으로 쌓아올린 대한민국 의료가 무너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안 의원은 “(정부는) 먼저 의사 숫자만 2000명 증원하면 그 사람들이 결국 필수∙지방 의료로 자연스럽게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낙관적인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8일 PA(진료 지원) 간호사의 역할을 합법화하는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선 “여전히 (의사와 간호사 간)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간호법이 통과됐다”며 “조금만 더 시간을 두고 (양측이) 협의, 합의한 다음에 통과돼서 한 팀으로 일할 수 있게 됐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없이 간호사만으로 의료 대란이 해결되지 않는다. 간호사가 직접 수술을 하지는 못하니까”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 “(한 대표가 입장을 철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대표가 정말 여러 차례에 걸쳐서 특검 필요성 이야기를 했고 저는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 설득에 시간이 걸리는 건데 (법안 발의를 위한) 10명 정도의 의원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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