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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평일엔 늘 수면부족…주말에 밀린 잠 몰아잤더니 ‘이 병’ 위험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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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2월 이천 시몬스테라스에서 진행된 겨울잠 알바에서 6만대1의 경쟁률을 뚫고 알바생으로 선정된 조희진씨가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이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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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잠이 부족한 사람들이 주말에 ‘밀린 잠’을 보충하는 이른바 ‘보상수면’을 취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장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회의에서 중국 연구자들은 영국의 건강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UK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의 수면과 심장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건강 데이터베이스에 스스로 수면 시간을 기록한 9만903명 가운데 하루 수면 시간이 7시간에 못 미치는 1만9816명을 ‘수면 부족’ 상태로 분류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14년간 추적 조사를 벌였다.

조사 대상자들은 주말에 잠을 잔 시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조사 대상자들의 주말 보상수면 시간은 적게는 약 1시간에서 길게는 약 16시간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이 각 그룹을 비교한 결과, 주말에 잠을 가장 많이 잔 그룹은 주말에 잠을 가장 적게 잔 그룹보다 심장병에 걸리는 비율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중국 국립 심혈관 질환 센터의 얀준송 교수는 “충분한 보상 수면은 심장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며 “이는 주중에 늘 수면부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는 보상수면과 심장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주말에 잠을 많이 자는 것이 심장 건강 개선으로 직결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주말에 몇 시간 더 잔다고 해서 평소의 수면 부족이 끼치는 악영향을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분야 전문가인 영국 심장재단 관계자 제임스 라이퍼 교수는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것이 규칙적인 숙면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수면 부족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이 연구는 매일 밤 최소 7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킨다”고 했다.

인디애나대 의대 수면 의학과 부교수인 무하마드 아딜 리시 박사는 “주말에 더 오래 자면 피로와 졸음을 줄일 수는 있지만,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이 노출되기 쉬운 비만 위험 등을 줄이지는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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