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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우린 너희 놀잇감 아냐”…강남역서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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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가 30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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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범죄물 사태와 관련해 여성단체가 30일 서울 강남역에 모여 피해 여성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근본적인 해결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등 여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분노의 불길’ 말하기 대회를 열었다.

20대 여성을 대표해 첫 연설자로 나선 이유진씨는 “딥페이크 성범죄자들은 ‘지인 능욕방’을 만들었다. 이것이 가능한 사회는 도대체 어떤 사회인가”라며 “지인의 사진을 도용해 성적으로 모욕하고자 하는 심리가 확산하고, 일종의 디지털 문화가 될 때까지 국가는 무엇을 했나”라고 말했다.

이씨는 “학교별로 만들어진 지인 능욕방에는 내가 다니는 학교는 물론 지인들의 학교가 빠짐없이 올라왔다”면서 “내 곁의 사람도 못 믿게 된 세상에서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씨는 “사회의 뿌리 깊은 성차별이란 근본적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 수법만 다른 형태로 이런 범죄는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이어 “너희는 우리를 능욕할 수 없다” “우리는 너희를 용납할 수 없다”라고 외치고 발언을 마쳤다. 행사 참가자들도 사회자가 이끄는 대로 “우리는 너희의 놀잇감이 아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수치심이 아니라 분노다” “반복되는 딥페이크 성범죄 국가도 공범이다” 등의 구호를 욌다.

40대 비혼 여성을 대표해서 나온 이경희씨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피해 여성의 심정이 어떨지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서 이 자리에 섰다”며 정부에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내달 6일에는 보신각에서, 이후 27일까지는 매주 금요일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말하기 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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