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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체험기] “질문 따라 최적화 답변, 투자 조언은 어설퍼”… SKT AI 서비스 ‘에이닷’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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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을 개편했다./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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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근처에 찐 맛집 알려줘.”(사용자)

“(유튜브, 블로그 등 검색 결과 링크를 첨부하며)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추천하는 맛집입니다. 식사를 대접하기에 적합한 곳들이니 참고하세요.”(에이닷)

“52주 최저가 알려줘. 이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사용자)

“상승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에이닷)

지난 26일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은 챗GPT, 퍼플렉시티, 클로드 등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품고 음악·미디어·증권·영화 예매 등 전문 분야를 강화시킨 AI 서비스 개편을 마쳤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에이닷은 올해 7월 기준으로 206만명의 사용자를 확보, 오픈AI의 챗GPT(396만명)를 추격 중이다.

이번 개편의 특징은 한국어 기반 질문과 검색에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7종의 글로벌 LLM을 한 데 모아 실제 한국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SK텔레콤 고객은 영화 예매 할인 및 무료 티켓이 제공되는데, T멤버십 로그인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예약까지 대신해줬다. 뮤직·미디어·증권 등 전문 분야를 나눠 질문과 답변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도 보였다.

현재 이 앱은 무료로 사용 가능하지만, 선택한 LLM에 따라 질문 횟수가 한정돼 있다. 물어보려는 질문이나 상황에 맞춰 단순하거나 복잡한 수준의 답변을 내놓는 AI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은 편리했다.

에이닷의 멀티 LLM 에이전트 기능이 지원하는 LLM 종류는 ▲실시간 검색 결과 및 온라인 출처를 동시 제공하는 ‘퍼플렉시티(Perplexity)’ ▲일상 작업을 안정적으로 처리 가능한 ‘챗GPT 3.5′ ▲창의적 문제 해결이 가능한 고급 언어 처리 모델 ‘챗GPT 4.0′ ▲코딩 및 복잡한 추론에 강한 ‘클로드 3.5 소넷’ ▲복잡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클로드 3 오푸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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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닷의 멀티 LLM에이전트 기능. 사용자는 목적에 따라 엔진을 선택해 답변을 받을 수 있고, 동일한 질문에 대해 다른 모델로 전환한 뒤 답변을 받아 비교할 수 있다./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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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실시간 검색 결과와 함께 출처를 동시에 첨부해주는 ‘퍼플렉시티’를 선택했다. “부모님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광화문 근처에 광고 말고 찐 맛집을 알려줘”라고 쓰자 1초 만에 인기 블로그, 다이닝코드 빅데이터, 유튜브 등 9개 플랫폼 콘텐츠를 분석해 식당 5곳 리스트의 메뉴와 특징을 정리해줬다. 유튜브의 경우 인기 있는 추천 콘텐츠로 떠오른 영상을 첨부 링크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자 공통적으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을 의미하는 신조어), 찐맛집(진짜 맛집)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접 맛집을 검색했다면 비슷한 방법으로 10분 정도가 필요했을텐데, 검색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업무 관련 질문을 던졌다. ‘챗GPT 4.0′을 선택했다. “최신 AI 트렌드 발표자료 구성시 어떻게 실시간 참여를 유도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니 “실시간 투표, 실시간 Q&A, 실시간 퀴즈, 실시간 데모, 참여형 토론, 소셜미디어 연동”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구(tool)를 활용해야 할지도 추가로 알려줬다. 가령, 발표 중 실시간 Q&A를 진행한다면 “멘티미터(Mentimeter), 슬라이도(Slido), 카훗(kahoot) 도구를 활용해 각 세션이 끝날 때 마다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동일한 질문을 ‘클로드 3 오푸스 (Claude 3 Opus)’에도 해봤다. 챗GPT보다 사용 예시를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해줬다. 가령, 관객들의 실시간 참여를 유도할 때 소셜미디어 연동을 한다면 “#AITrends2024 해시태그를 사용해 트윗해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라는 멘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같은 질문에도 AI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T멤버십 영화 예매’ 기능은 상당히 유용했다.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연간 무료 영화 이용권이 주어지는데, 예약과 동시에 무료 예매 적용이 가능했다. 멤버십 할인을 받기 위해 로그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 것이다. 극장 및 시간 선택을 마치고 나서 무료 티켓 멤버십 혜택 적용까지 끝내자 약 2분이 걸렸다. 영화 시간이 다가오자 에이닷이 알람으로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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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닷에 영화 추천부터 예매까지 요청했다. 약 2분 만에 예약부터 SKT 멤버십 무료 할인 혜택 적용을 도와줬다./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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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계도 있었다. 전문 분야로 특화된 증권 에이전트 카테고리를 선택했다. “아이 생일 선물로 주식을 사주고 싶어. 종목을 추천해줘”라고 질문하자 “8월 5주차 하나증권에서 주목하고 있는 종목이에요”라며 7개 국내 주식을 추천해줬다. “미국 주식으로 다시 추천해줘”라는 질문에 대해 재차 동일한 국내 주식을 추천하는 등 오류가 있었다. “52주 최저가 알려줘”라고 질문하자 가장 많이 내린 5개 종목을 보여줬으나, “이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이라는 질문에는 “상승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라고 답해 더 이상의 대화가 이어지지 못했다.

에이닷 안에서 최신 LLM 7종의 답변을 한 번에 비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한국어 뉘앙스를 이해하고 개인의 취향에 맞는 맛집이나 영화 추천 등은 편리했다. 하지만 향후 유료 전환시 약간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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